매년 이맘때가 되면, 시댁식구들과 친척들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아흔이 넘으신 시어머니의 어머니ㅡ 우리는 보통 왕할머니라 부르는 데요 ㅡ를 중심으로
어머니의 8남매와 그 자녀, 손주들까지
모여
가족모임을 갖는것이지요.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정하신 왕할머니,
그리고 할머니를 중심으로 이런 모임이 가능하다는
것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차선 신부가 전하는 행복한 나이 듦의 지혜 [ 곱게 늙기 ] 라는 책을 접하며,
나이듦,
늙는다는 것에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글은 요셉대학에서 호응이 좋았던 강의를 토대로 쓰여진
글은,
늙어감에 대한 어떤 지침을 준다기보다 이렇게 살고싶다는 자기고백적 성격이 강하다고
하시네요.
하지만, 글 여기 저기서 뭍어나는 느낌은, 이미 이렇게 살고 계시기에 이야기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게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말한대로 살고 있기에 주장할 수 있는 담대함이랄까요. 물론 진행중이신 이야기도
있겠지만요.
주제들은 한단어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OLYMPICS.아름답고 곱고 품위있게
늙기위한 올림픽.
open 개방 ㅡ받아들임. 나이듬, 죽음, 변화에도 유연한 반응
listen 경청 ㅡ 말을 줄이고 경청.
yield 양보 ㅡ 나이로 권위를 주장하지말고 실질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게 권위를가지기. 단, 재산은
물려주지말기
modesty 겸손 ㅡ 초월과 개입을 식별하는 지혜.
possession 소유 ㅡ
소유하고 움켜쥐려는 마음을 버리고 비움,욕심 버리고 정진. 소유하는 것보다 어떤 인격으로 존재할
것인가.
interesting 관심 ㅡ 무관심이 아니라 치우치지 않은 불편심(不偏心). 삶에 관심을. 취미,
공부, 봉사
clean and bright 청결과 밝음 ㅡ 깨끗함과 밝은색,
향기롭게.
smile , simple, soul 미소, 정신, 영혼 ㅡ 노년의 미소 그리고 정신과 영혼에
관하여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낯설고 생소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하지만, 나이듦, '곱게 늙기'라는 주제로 이 단어들과 이야기를 묶어놓으니 새롭게
들립니다.
저자의 말처럼, 바다처럼 포용하지는 못하더라도 나도 호수만큼은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만큼
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그렇게 살고 싶기도 하구요.
죽음을
기억하고 살며 한 순간도 허투루 살지 말라는 memento mori 도 와닿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아름다운 단풍잎
처럼,
영적으로도 맑은, 영성훈련이 된 사람으로 그렇게 나이 들 수 있다면...
잘
늙기 위해 지금 젊을 때에 외적 여행을 충실히 하며 선 지식을 풍부하게 하는것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마지막 당부를
기억하며
머리에 흰 눈이 소복히 쌓일 때, 사람들이 가까이 하고 싶은 만나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하는 할머니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