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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보이세요?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12
케나드 박 그림, 쿄 매클리어 글, 김선희 옮김 / 국민서관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국민서관] 안개가
보이세요?
쿄 매클리어 글, 케나드 박 그림, 김선희 옮김
국민서관
비가 오는 날,
뒷산에는 구름모자가 씌워졌습니다.
바다와
가까운 이곳은 습도가 평소에도 높지만, 비가 오고 그친 다음에는 더욱 뿌연 안개가 눈앞을 가립니다.
그런데 누가 안개를
보낸걸까요?
안개는 언제 떠날까요?
우리 아이들과 같은 질문을 하는 아이를 책에서 만났습니다.

책자를 넘기자 만나게 되는 사람들.
사람들 앞에는 번호가 하나씩
붙어있습니다.
사람의 특징을 붙인 설명도 보이고, 큰 노랑다리새, 긴 다리새라고 이름붙인 사람들도 보입니다.
안개와 사람들,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여기는 머나먼 북쪽, 얼음으로 뒤덮힌 섬
아름답고 특별한 이곳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곤 했습니다.
이 섬에 사는 대부분의 새들은 사람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자그마한 노란색 휘파람새
말고는요.
휘파람새는 사람구경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어요.
그랬군요!
면지에 나와있던 그 사람들은 바로 노란 휘파람새가 바라본
사람들이었네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바다에서 스멀스멀 안개가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섬을 온통
덮어버렸죠.
처음에는 안개를 피하려고 혼자서 노력을 했죠.
하지만, 소용이 없자 휘파람새는 친구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친구 새들은 그 문제를 회피합니다.
그냥 지나갈거야, 이 상태도 괜찮아, 우리가족에게만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그러는 사이, 안개는 이곳의 이름까지 바꿔버리죠.
얼음나라가 아니라, 안개 나라로...
그러다 휘파람새는
한 소녀를 만납니다.
노래를 부르는 한 소녀.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안개를 직시한 소녀.
그리고, 자기들과 같이 안개를
알아차린 친구들을 찾을 방법을 모색하죠.
그리고 종이배를 접어 띄워
보냅니다.
*
처음 이 그림책을 접했을 때 이 책이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고
소개한 글을 접했었습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여기는 상황에 무관심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오히려 합리화시키죠.
스스로 설득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찾으며 말이죠.
자기도 모르게 ...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고
여기면서 말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금 상황이 이상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었고, 당장은 상황을 바꿀 힘이
없다하더라도
이상한것을 이상하다고 말하고,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음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물음에
응답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곳곳에 그런 이들이 일어났지요.
촛불집회 처럼
말이죠...
당장 상황을 바꿀 힘이 없으면 호루라기라도 불어야 한다고,
사람을
구할 능력이 없다면 여기 사람이 어려움에 처했다고 소리치기라도 해야한다고
풍운아, 건달 할배라 불리는 최현국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제야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들의 이름과 행동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휘파람새와 노래를 부르던 소녀...
그리고
그들이 종이배를 접어 세상에 알린 이야기.
이들의 행동이 바로 호루라기를 분 것이 아닐까요.
힘이없는 사람도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회,
그 작은 힘들이 모여 세상이 바르게 움직이는 사회.
그래서, 정말 행복한 노래를 부르는
나라.
은은하고 따스한 파스텔색상의 케나드 박의 그림과
캐나다 소설가이자 어린이책 작가 쿄 매클리어의 글로 만들어진
그림책 [안개가 보이세요?].
민주주의에 관한 이야기, 정치에 관한 단어가 등장하지 않지만
사람들을 바라보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사랑하는 작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무엇이 진짜 행복을 찾는 것인지 보여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