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없어! 낮은산 그림책
정진영 지음 / 낮은산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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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산] 별거 없어!

글, 그림 정진영
낮은산

 

"엄마 거미!"
둘째가 엄마를 다급히 부릅니다.

 
 


텃밭이 있어서일까요.
보이는 거미줄을 그대로 두어서인지, 종종 작은 거미가 집안에서도 보입니다.
호들갑스럽게 저를 부르기에 가봤더니 눈꼽만한(?)거미가 지나가고있네요.

덕분에 거미가 주인공인 그림책을 찾아보았지요.
거미 그림책하면 떠오르는 거미 아난시도 있고,
동굴에서 숨은 다윗을 사울의 칼에서 지켜준 거미도 있고, 샬롯의 거미줄 이야기도 있고...
그러고 보니 거미가 등장하는 책이 제법되는거 같아요.
가느다란 실로 엄청난 탄성으로 먹이를 잡을 뿐만아니라 첨단소재로도 연구되고있는 거미줄!
그런데 거미들은 자연스레 모두가 거미집을 잘 짖는 걸까요?

 
 
 

[별거없어!] 대문짝하게 말하는 이 그림책은 아기 거미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기 거미가 꼬물꼬물, 처음으로 집을 지으려고 하네요.

 
 

'처음'이라는 말은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아기 거미도 그런가봐요.
'당연히' 집짓는 것은 능수능란하게 잘 할 것 같은데,
작가는 처음 집을 짓는 아기거미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할머니에게도 묻고, 아저씨에게도 묻고, 아주머니에게도 물어봅니다.

"집 짓는 거? 별거 없어!"
라고 말하며, 각각 자신의 노하우를 말하는 어른 거미들.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고 하고, 끈끈이에 발이 엉겨 붙지 않게 조심하라고 하고,
그냥 몸을 던지라고하고, 바람을 기다리라고 하고...
아기 거미에게는 전부 아리송한 말들 뿐입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거미라고 다 같은 집을 짓는 건 아니니까요!
그림책에 등장하는 거미들은 하나같이 다 다른 집을 보여줍니다.
막내는 거미집을 짓는 이야기보다, 거미들 모습이 더 신기한가봅니다.
아기 거미들을 업고있는 아주머니거미도 있구나~ 새로운 거미의 세계가 열립니다.^^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듣는 것은 유익한 일이지요.
하지만, 실제로 걸음을 떼지 않으며 그건 전부 다른사람 이야기일 뿐입니다.
(어제 들었던 감정코칭 부모교육 내용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ㅎㅎ)
드.디.어
아기 거미는 자신의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그제야 느끼는 거지요.  시원한 바람 한줄기가 불어오자 그것이 자신이 기다렸던 바람이라는 것을요.

얼기설기 어설퍼도
자신의 집을 짓기 시작했다는 것!
아기 거미의 첫번째 집을 보며 축하해주는 어른 거미들이 멋있어 보입니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게 해야하고...해주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렇지만 집을 지었다는 것 자체가 축하해줄 일이라는 걸, 어른 거미들은 잊지 않았던것이지요!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아기 거미의 첫 집짓기와 어른 거미들의 축하, 감동적인 이야기로 맺어졌겠지만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파리 한마리가 지나가거든요~
그리고 슝~
ㅎㅎ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다음 술을 뜰 동기가 바~로 생기는 순간입니다 ㅎㅎㅎ

처음엔 [별거 없어!]라고 너무도 쉬운 듯 툭툭 내뱉는 어른 거미들의 말이 좀 얄밉게 느껴졌습니다.
조근조근 격려해주면서 집짓는것 이야기해주면 안되나 싶기도 했구요.
그런데, 아기 거미가 첫 집을 짓고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모습을보고
이것이 성장시키는 한 방식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무심한듯 중요한 정보를 주되
스스로 깨달아 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
글밥도 적고 그림도 단순, 마지막 이야기도 웃음으로 끝나는 그림책이라 간단하게 봤는데
이 그림책도 뭔가 뭉클한게, 어른들이봐도 손색이 없겠다 싶었어요.

정진영 작가님의 첫 그림책
"뭔가 하고 싶은데 망설이고 있다면 한 발 내디뎌 봐요. 별거 없어요!" 라고 말하는
당찬 작가님의 그림책, [별거 없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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