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동경
정다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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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동경

글과 사진 정다원
상상출판

 

책을 들고 슬쩍 펼쳐보기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도쿄 깊숙히 저자의 시선을 따라 부지런히 따라가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도쿄에서 4년을 머물며 교환학생으로, 첫 직장생활과 프랑스인 남편을 만난것도 일본이니
저자에게는 정말 특별한 장소이지요.
지금 머물고 있는 뉴욕 생활도 궁금해지지만,
저자의 추억과 기억을 더듬어 도쿄 다시보기로 펼쳐지는 글은 참 매력있게 다가왔습니다.

 
 

도쿄의 관광지를 살펴보는 거라면
셀프트래블 시리즈로 나온 안내책자로 보면 되겠지요.
하지만, 그곳의 생활과 사람사는 이야기는
역시 그곳에서 머물며 이방인이 아닌 '주민'으로 산 이들의 이야기로 듣는 것은 여행 가이드로는 채워지지 않는 영역인듯해요.
번쩍번쩍 관광지뒤로 그들의 단합을 이루는 마을축제와 자전거 행렬과 동네 상점을
저자를 따라 거니는 기분.
잠시 일본의 거리을를 거니는 상상도 해보았네요.

도쿄에서 반나절이 주어진다면?
저자는 야네센으로 가겠다고 합니다.
야네센??
야네센은 도쿄 북서쪽에 나란히 모여 있는 세 동네를 묶은 지역입니다.
야나카긴자, 네즈, 센다기의 앞글자를 따서 부르는 것이지요.

 
 
 

제2차세계대전 당시 기적적으로 불길이 닿지 않은 곳 중 하나라고 하네요. 그래서 당시 건물을 보존하고 있어요. 오래된 건물에서 풍기는 기억들 뿐만 아니라 소박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 바쁜 도심에서 한 박자 쉬어갈 곳으로 더욱 소중한 곳.
낯선 이름만큼이나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도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동네로는 기치조지를 이야기하네요.
도쿄를 담고있는 다른 책에서 처음 만나고
참 운치있다 여겼는데
도쿄에서 4년간 살았던 저자도 살고싶은 동네라니...
책 표지에 이 마을을 거니는 자전거 사진을 실은 것을 보니 그 마음이 더 느껴졌어요.
(아. 작가님이 일본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어하는 곳으로 <슬램덩크>의 배경이된 가마쿠라도 있군요.
바다의 청량함과 산의 고즈넉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를 아시나요?
2001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지금 보아도 손색이 없는 영화, 얼마 전 저희 아이들과도 몇번 반복해서 본 영화지요.
이 영화의 배경이 된 곳도 도교 근방에 (전철을 타고 한참을 가야하긴하지만^^) 있다고해요.
바로 에도도쿄다테모노엔 이라는 박물관!
건축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 실제크기로! - 박물관이에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들을 당시 모습 그대로 옮겨와 직접 재건했다는 것이 인상적인 곳이지요.
책에 있는 사진을 하나 찍어보았는데, 아! 그장면! 하고 떠오르시지요?
긴 손발로 약초를 관리하던 가마지 할아범의 방!
그리고,  치히로의 부모님이 음식을 먹고 돼지로 변한 그 식당자리~!
실제 약초방은 문구 수납장이라고 하네요.
영화 속 장면장면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곳, 동시에 일본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곳~! 기억해둬야겠어요.

일본 도쿄라고 하면 서울과 같이 바쁘고 분주한 이미지였는데
그곳에도 사람이 살아가는 동네가 있고, 그들이 찾는 식당이 있고 목욕탕도 있고 쉬어갈 공원도 있다는 것,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는 아주머니들과 똑같은 란도셀을 메고가는 초등학생들과 유카타를 입고 여름 축제에 종종걸음으로 설레는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있다는 것에 조금(?)먼 옆동네를 들여다본듯 합니다. 그 동네를 직접 발로 밟으며 다니면, '정말 그렇구나, 이런 모습이네' 이야기할 만큼요.

왜 책 제목이 '소소동경'인지 공감이 갑니다.
화려한 일본 수도의 모습과 함께 공존하는
그곳에서 가족과, 이웃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책이기 때문이지요.
고향에 머물 때에는 모르다가 타지에 갔을 때에야 비로소 고향의 따스함과 매력을 알게되 듯, 그렇게 발견한 도쿄의 모습을 담은 책
[소소동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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