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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집 ㅣ 짓다 시리즈 3
신현수 지음, 노준구 그림, 김태훈 감수 / 상상의집 / 2018년 5월
평점 :
짓다 ③ 집 이런저런 집
신현수 글, 노준구 그림, 김태훈 감수
상상의
집
" 어? 이거 우리 학교에서 하고 있는건데!"
초등 2학년인 아이가
책 제목을보고 이야기하네요.
학교에서 배우는 거라고 더 관심있어해요.
우리가 보통 접하는 집은 아파트, 벽돌과 콘크리트로 지은
주택, 빌라 등이지요.
가끔 초가집이나 기와집, 통나무집을 보기는 하지만 시대나 재료 이외에 다른 기준으로 집을 분류해보진 않았던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집을 일곱가지로 나눠서
살펴봅니다.
부모님, 형들, 누나들과 함께 복작복작 살고있는 케빈이 혼자 살고 싶다는 소원이 이뤄진 어느
날
혼자 있는 케빈의 집에 도둑이 드네요! (어, 이건..영화[나홀로집에]
이야기?!)
그 때 등장한 산타할아버지를 따라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는 데 동행하게
되네요.
세계 각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려면 그 아이들의 집을 찾아가게
되겠지요?
그렇게, 케빈은 세계 집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산타할아버지는 약속하지요.
케빈이 집 이야기를 듣고 뭔가 깨닫게되면 집으로 데려다 주겠다고요.
케빈과
산타할아버지가 가장 먼저 찾은 집은 바로 생존을 위한 집!
구석기 시대 동굴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집이 왜 필요할까요?
휴식을 취하고, 음식을 먹고, 잠을자고,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집이지요.
구석기 시대의 동굴, 이동하면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집 티피, 게르,
천막집
신석기 시대의 움막, 나무가 적은 지역에서 지었던 흙벽돌집까지 초기 인류가 살았던 집을
살펴보았어요.

다음으로 찾은 집은 자연환경에 맞춘
집!
추운 북극지방의 눈벽돌로 만든 이글루, 마사이 족의 쇠똥집도 독특하지만 한번씩은
들어보았는데
수상가옥, 고상가옥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서부 미낭카바우족의 '루마가당'이라는 집은 처음
보았어요.
바닥을 통해 물이 스며들 염려를 줄이고, 벌레나 뱀에게도 안전한
고상가옥인데
물소의 뿔처럼 지붕 양쪽끝이 뒤로 젖혀진 모양이었거든요.
이것은 예전에
물소끼리 싸움을 시켜 전쟁의 승패를 정할 때 미낭카바우족이 이겼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미낭카바우라는 뜻도
'우리 물소가 이겼다'라는 뜻이라니, 정말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그 싸움이 종족에게 미친 엄청난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있게 했지요.
자연환경에 맞춘 집으로 우리 나라의 전통 한옥을 빠뜨릴 수
없겠지요.
온돌과 마루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게 만든
것이니까요.
산골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로 물고기비늘처럼 지붕을 얹은 너와집,
제주도처럼 바람이 많이 불고 돌이 많은 곳에서는 돌집을 지은 것도 자연환경에 맞춘 집이라고 볼 수
있지요.
일곱 집 형태를 이야기하면서,
각 각에 해당하는
세계 여러 나라의 집 모습과 동시에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가옥 형태도 같이 소개해 주고 있어서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분, 가족형태, 건물의 높이, 환경과 미래를 염두해 둔 집을
살펴보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아픈 역사를 담은
집이었습니다.
잉카 제국, 마지막 황제 아타우알파가 스페인 군대에 잡혀 죽으며 멸망할
때
티티카카 호숫가에 살던 우루족은 스페인 군대의 핍박을 피하기 위해 호수 한가운데 '토토라'라는 갈대를
베어
갈대섬을 만들어 그곳에 살기 시작했다고 해요.
집, 학교, 우체국, 교회, 배
등도 갈대로 만들고 살았다니, 신기하면서도 슬픈 역사가 깃든 집이구나 싶었지요.
카파도키아의 동굴집과 땅속의
지하도시 '데린쿠유'는 종교의 박해를 피해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곳이지요.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지하도시가
7~11세기에 지하 70~80미터까지 깊이 파고 들어갔다니
당시 박해가 얼마나 심했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그곳에
한번 가서 보고싶다는 마음도 들었어요.

우리나라 주택도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형태가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문화주택'이라 이름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에요.
일제 강점기, 서양식 건물과
일본식 주거 양식의 영향을 받은 주택인데요,
뾰족 지붕에 발코니와 베란다를 갖추고 잔디를 갖춘 마당에는
정원이,
거실과 부엌은 소파와 식탁을 놓아 서양식으로 꾸미고 침실에는 다다미를 깔아
일본식으로 꾸몄지요.
조선시대에 지어진 문화주택은 다다미 대신 온돌을 놓은것이
특징이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구조를 가진 집들이 지금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6.25 전쟁이후, 70년대 새마을운동 새마을 주택으로 불리던 것도 이런
양식이었거든요.
사람이 쉴공간, 가족과 지내기 위한 공간에도 역사의 흔적이 담겨있다는 것을 새롭게 보게
되었네요.
그렇게 케빈은 산타할아버지와 세계 곳곳의 집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일을 마칩니다.
처음, 산타할아버지가 케빈에게 내건 조건,
기억하시죠?
케빈은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여러분은 무엇을
깨달으셨나요?
쉼을 주고,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인
집.
세계 곳곳의 집을 살펴보며
그곳의 자연환경과 시대상황에 따른 모습,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던 책
짓다시리즈 ③번째 책, 이런저런 집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