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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의 역관이다 ㅣ 맛있는 역사동화 5
조경희 지음, 전지은 그림 / 파란정원 / 2018년 3월
평점 :
나는 조선의
역관이다
조경희 글, 전지은
그림
파란정원
화려한 듯 보이는 배경을
가진 듯 보이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느끼는 이들.
조선시대,
서얼로 태어난 이들이 가진 생각이 그러했을 것 같다.
양반도 아니고, 평민계층도
아닌 반쪽이.
과거를 치를 수도 없는 그들에게 삶은 배부르고 등따신 것으로
만족하거나,
그마저도 보장이 안된다면 동네 망나니로 사는 것이
편했다.
그들에게도 공부할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기 전 까지는
말이다.
책에 나오는 수돌이와 완이의 처지가 딱
그랬다.
같은 '반쪽이'라는 처지가 그들을 서로에게 유일하고도 소중한 친구로
맺어주었다.
수돌이는 그나마 아버지의 집에서 살고
있었지만,
완이는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외거노비의 신세로 사는
처지.
조선 말,
외세가 통상교역을 요구할 즈음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역사동화는
역사 속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통역관인 '역관'의 모습을 수돌과 완이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수돌은, 완이 어머니의 병 수발에 보탬을 주려고
왜인에게 인삼을 밀매한다.
그런데, 그냥 밀매가 아니라 좋은 삼과 도라지를 섞은
'심박기'를 한 것!
이것이 들통나게 되어, 같이 도망가자는 수돌의 권유를 뿌리치고
남아있다가 완이는 잡혀가게 된다.
그런데, 이로인해 역관인 통사나리를
알게되고
완이의 잘못을 용서받고 돈을 대신 값아주는 대신 통사나리의 손자 대복이의
글동무가 되기로 한다.
공부로는 시험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관의
자리는 완이가 시험을 쳐서 관직에 오를 수 있는 길이란 것을 알고 나서는
대복이의
질투에도 불구하고 - 오히려 대복이로 하여금 공부하는 자극제가 된다. 통사나리의 의도대로 말이다 -
같이 사역원에 입학하고, 먼저 역관 시험을 통과하게 된다.
세치혀로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국가간의 위기와 평화가 판가름 나는 것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매
한가지였을것이다.
그런 점에서보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말을 전하고 통역하느냐에
따라
자기 잇속만 채울 수도 있을 것이고 정말 나라를 위하는 모습으로 국가의 가장
민감한 사안까지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통사 나리 아래서 그 중요성과 됨됨이를
배우는 완이의 모습과
조상 대대로 내려온 가문의 권세만 믿고 경거망동했던 대복이의
모습,
일본어를 통역하면서 사익만 쫓는 김개돌과 같은 이와, 그 아래에 있던
수돌이가 다시 완이와 만나
개화기를 맞이하는 조선의 새로운 역관으로 서기를 다짐하는
모습까지
한편의 역사극을 보는 듯 재미있게 읽혀진
이야기였다.
통사
나리와 같은 분이 조선 개항시대에 시대 정세에 대해 임금님과 더 긴밀히 의논하고 고민했더라면 어땠을까.
다른 나라의 문물을 아무래도 먼저 접하는 역관들의 의견을 중요관직에 있던 분들이 귀
기울였다면...
조선시대, 그리고 그 역사 속에 있었던 역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
역사동화책
[나는 조선의 역관 이다]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