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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미 내용을 알고 읽었음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든 매력의 소설이다.
궁극적으로는 소설이란 무엇인가, 작가의 책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소설, 작가, 그리고 사회, 세상, 삶, 인생에 이르기까지.
어리다는 이유로 자신의 말, 행동의 미숙함을 이해받을 수 없다는 생각
나의 한마디가 때로는 비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내가 저지른 죄의 무게를 산다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삶의 소용돌이 가운데서 자신을 지키며 사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
속죄하지 않는
많은 이들을 고통속에 집어넣고도 속죄하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
어쩌면 우리가 잊지 않는 것이 단죄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책을 읽으며 이토록 거미줄치듯 생각이 뻗치긴 오랜만이다. 것도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매일 서로의 죄를 목격하면서 살고 있다.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죽게 내버려둔 적도 없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게 내버려두었나? 이곳 지하실에서 우리는 그런 질문에 대해서 계속 침묵할 거야. 잠으로 다 떨쳐버릴 거야. 알겠니, 브리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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