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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장요세파 지음 / 파람북 / 2023년 6월
평점 :
가장 모르지만 가장 알고 싶은 분야 중 하나가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아하는 미술과 그림이다.
서평의 기회조차도 쉽게 주어지지 않아 가끔 미술이나 예술과 관련한 책을 읽을 때면 감사한 마음인데, 이번 책은 미술을 다룬 책 중에서도 수녀분이 쓰신 책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독특한 구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 기억에 남을 책,
장요세파 작가의 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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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장요세파 작가는 일본 홋카이도의 트라피스트 여자수도원에 입회했으며, 현재 창원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봉쇄 수녀원에서 수도하고 있다고 한다. 엄격한 수도회의 규율에 따라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해 밤 8시 수녀원의 불이 꺼질 때까지 기도와 독서, 노동으로 수도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세계와 인생사, 성과 속, 소박함과 화려함의 경계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통찰!
작가는 머리글을 통해 본인의 창을 두드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그림이며 지치거나 나태해지거나 삶에서 열정이 식어버릴 위험에 처할 때 그림은 늘 본인의 창을 두드리곤 한다고 표현한다.



머리글을 통해 저자는 그림이라는 수단은 글과는 달리 눈을 통해 즉 인간의 몸이라는 수단을 통해 다가오기에 마음의 창을 더 쉽게 두드려주지만 그 그림에는 화가 자신의 고통과 기쁨, 삶의 질곡과 환희, 승리와 패배의 모든 역동성이 어우러 상징으로 버무려져 참으로 다른 세상을 열어준다고 설명하며 창을 두드리는 그 손가락들을 함께 나눌 기쁨과 설렘, 긴장이 제 삶을 새로운 차원으로 열어줌을 느낀다는 소회를 전하며 책의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은 1장 저렇게 무력한 이를 따를 것인가부터 마지막 4장 그의 약함은 하느님의 도구까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10개가 넘는 소주제들로 이루어져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첫 번째 그림은 아케로비타인데 이 말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지 않은'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로 채찍질과 매질을 당한 후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베로니카라는 여인이 울며 따라가다 자신의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드려는데, 거기에 예수님의 얼굴이 남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리스도교 초기부터 많은 이가 이 수건에 찍힌 얼굴을 그렸고 점차 그림의 한 형식이 되었는데, 아케로비타라 불리는 이콘이 보통 예수님의 목을 그리지 않는 이유도 이런 전승 때문이라고 하는데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된 내용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책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소개하는 페이지도 인상 깊었다. 책의 표지로 선정할 만큼 이유가 있거나 사연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그림을 작가는 한 편의 시를 보는 듯한 그림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말로는 발음도 어려운 빌헬름 하메르스회라는 덴마크 근대의 대표 화가 그림이라는데, 은둔의 화가로 알려진 이 화가가 10년 이상 살았던 거리의 주소가 이 그림의 제목이라고 한다. 이 집에 살면서 집의 내부를 수많은 그림으로 남겼고 그림의 모델도 은둔의 화가답게 자신의 여동생, 어머니, 아내를 그렸다고 한다.
그의 그림 전반에 흐르는 침묵과 옅은 우울함이 이 그림에 잘 나타나며 화려함이 배제된 단순한 건물의 깊은 가라앉음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며 작품에 대한 본인만의 해석과 의견으로 풀어내는 것에 주목해서 읽는다면 충분히 독자에게도 의미 있는 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요약
수녀님의 그림 이야기
아케로비타
빌헬름 하메르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