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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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 하나 김 저자의 네가 나를 떠나면을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사랑과 상처, 그리고 가족의 잔인하도록 깊은 굴레를 그려낸 소설이에요. 역사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휩쓸린 개인들의 서사가 주는 묵직한 중압감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감정의 결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마흔이라는 나이에 접어들어 사회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누구나 가슴속 한구석에 묻어둔 지나간 인연이나 말로 다 못 할 가족 간의 아픔 하나쯤은 안고 살아가게 마련이지요.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그 여파로 서로를 감싸 안으면서도 깊은 상처를 주고받는 남매들의 모습, 그리고 마음을 다 주면서도 현실의 벽 앞에 망설이고 돌아서는 경환과 지수의 안타까운 관계를 읽어 내려가며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상처 입은 동생의 뺨을 때리면서도 정작 자기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 죄책감과 슬픔은 우리 삶의 복잡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책 속에 담긴 문장들은 짓눌린 시대의 공기와 인물들의 거친 숨소리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전달해 주더라고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청춘의 분노와 애틋함, 그리고 거친 손바닥에 박힌 굳은살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한 서정성이 페이지마다 짙게 배어있었습니다. 사랑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고, 두려움 때문에 진심을 숨긴 채 뒤돌아서야만 했던 그 시절 청춘들의 모습은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애달픈 자화상처럼 다가왔지요.



이 소설을 읽으며 결국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힘 역시 서로를 꼭 껴안았던 그 온기 속에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어요.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서로의 손가락을 걸고 다리를 꼬며 서로의 등에 뺨을 대고 잠들던 그 밤의 온기처럼, 삶을 버티게 하는 것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아주 작은 온기라는 통찰이 마음 깊은 곳을 울렸답니다. 지나온 날들의 수많은 포기와 망설임을 떠올리며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더 가만히 품어주게 만드는 시간이었어요.



벅찬 삶의 무게에 지쳐 깊은 위로와 묵직한 감동이 필요한 동료들이나, 인간의 밑바닥에 깔린 애틋한 사랑과 한의 정서를 깊이 있게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이 소설을 꼭 권해드리고 싶어요. 시대를 뛰어넘어 가슴을 파고드는 강렬한 서사와 문장의 힘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서늘한 현실 속에서 잊고 지내온 감성의 온도를 다시 높여줄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작품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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