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호수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6
앤지 강 지음, 장미란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들의 호수 책리뷰 그리움의 수면 위로 뛰어내리는 모든 아들들을 위한 위로


앤지 강 작가의 우리들의 호수를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가던 호수를 배경으로, 이제는 곁에 없는 아버지를 향한 깊은 그리움과 성장을 다룬 아름다운 그림책이에요.

마흔 줄에 접어들어 문득문득 밀려오는 아버지에 대한 향수와 먹먹한 감정을 가만히 마주하고 싶어 이 책을 펼치게 되었어요.


바쁘게 앞만 보며 달리는 사회생활 속에서 나이를 먹어갈수록, 이상하게 어릴 적 아버지께 무언가를 처음 배우던 순간들이 더 자주 떠오르곤 하더라고요. 저 역시 투박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세상을 배우던 아들이었기에, 형의 손을 잡고 아빠와의 추억이 서린 호수로 향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첫 장부터 마음이 찡해졌어요. 유유히 물속으로 뛰어드는 형을 보며 아득한 거리감을 느끼다가도, 이내 아빠가 가르쳐 준 대로 스스로 화살이 되어 물속으로 날아오르는 대목에서는 묘한 전율이 일기까지 했지요.


책을 읽으며 유독 긴 여운이 남았던 순간은 수면 위로 떠 오른 주인공을 향해 해냈구나 하고 외치는 형의 일그러진 미소였어요. 기쁘면서도 슬픈 듯한 그 복잡한 표정 속에서, 동생의 성장을 대견해하면서도 동시에 마음 한구석으로 아버지를 절실히 그리워하고 있을 형의 마음이 그대로 읽혀 가슴이 아려왔거든요. 출판사의 상투적인 소개글 너머로 전해지는 이 묵직한 서정성은, 바람마저 잘했다며 휘파람을 불어준다는 다정한 문장과 만나면서 커다란 위로로 다가왔답니다.


이 짧은 그림책을 덮고 나니, 흐릿해졌던 어린 시절 아빠와의 기억들이 선명한 물보라처럼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어요. 아들이라는 존재에게 아버지는 평생을 닮아가고 싶으면서도 늘 그리운 거대한 호수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비록 지금은 곁에 계시지 않지만, 우리가 함께했던 그 시간과 기억이 존재하는 한 여전히 우리는 모두 함께 머물고 있다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제 지친 일상에 깊은 평온을 선물해 주었지요.


세상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살아가느라 마음속 그리움을 꾹꾹 눌러 담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아들들과 직장인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글과 그림이 주는 힘이 워낙 깊어서, 어른들을 위한 치유의 문학으로 다가오니까요. 아버지가 가르쳐 준 삶의 태도를 되새기며, 마음속 소중한 추억의 호수에서 잠시 따뜻한 위안을 얻고 싶은 모든 분께 이 책을 꼭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