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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밤
니콜라 드모랑 지음, 이나래 옮김 / 청담출판사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내면의 밤
니콜라 드모랑2025청담출판사
어느덧 마흔을 넘기며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결코 잔잔한 호수일 수 없다는 사실이에요. 때로는 이유 없는 흥분에 들뜨다가도,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우울의 늪으로 침잠하곤 하죠. 니콜라 드모랑의 내면의 밤을 덮으며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그 지독한 감정의 파동이 비단 저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는 안도감이었어요.
양극성 장애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저자는 이를 의학적인 용어로 분석하려 들지 않아요. 대신 자신이 통과해온 고독한 루틴들을 담담하게 고백하죠. 사회생활을 하며 가면을 써야 하는 우리네 40대 남성들에게, 저자가 겪은 심리적 고립감은 낯선 병명이 아니라 익숙한 통증처럼 다가왔어요.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버거운 우울의 무게와, 세상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위험한 고양감 사이에서 그가 붙잡은 것은 결국 아주 사소한 일상의 반복들이었죠.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제 일상을 돌아보게 됐어요. 감정의 파고가 높게 일렁일 때, 우리는 대단한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지만 사실 우리를 구원하는 건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정해진 시간에 걷는 산책길 같은 고독한 루틴들이더라고요. 저자가 말하는 치유는 완벽한 회복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밤이 찾아왔음을 인정하고 그 어둠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자신만의 리듬을 찾는 과정이었어요.
무엇보다 가슴에 남았던 지점은 연대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고독은 혼자 삭이는 것이라 믿어왔던 제게, 저자는 자신의 아픔을 솔직하게 꺼내놓음으로써 오히려 타인과 연결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위로를 건네주었죠. 사회적 지위나 역할 아래 숨겨두었던 나의 연약함을 직면하는 순간, 비로소 타인의 그늘도 보이기 시작한다는 통찰이 참 아프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왔답니다.
책장 곳곳에 묻어나는 저자의 솔직한 고통의 흔적들은, 매끄럽게 포장된 홍보 문구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네요. 마음의 감기보다 깊은, 마음의 밤을 지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은 조용한 등불이 되어줄 것 같아요. 지금 나의 마음이 예전 같지 않아 당황스러운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조금 더 다정하게 안아주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요약
타인의 그늘, 나의 연약함, 마음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