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연명의향서 - 죽음을 인식하면 삶은 다시 정의된다
김지수 지음 / 북루덴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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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나의 사전연명의향서

김지수2026북루덴스


오늘도 안녕하세요,


네이버 블로거 '조용한 책 리뷰어'


'조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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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라는 이름은 인터뷰어이자 기록자로서 이미 많은 독자에게 익숙하다. 오랫동안 사람의 말과 삶의 태도를 듣고 정리해 온 저자는 언제나 개인의 선택과 존엄을 중심에 두는 글을 써 왔다. 이 책 나의 사전연명의향서는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다만 이전의 작업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가까웠다면 이 책은 삶의 끝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죽음을 말하지만 차갑지 않고 제도를 설명하지만 건조하지 않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취재를 바탕으로 사전연명의향서라는 다소 낯선 제도를 개인의 언어로 번역해 낸다. 그래서 이 책은 의료 제도 안내서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의 기록처럼 읽힌다. 삶의 마지막 결정권을 타인에게 넘기지 않으려는 태도와 그 태도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장치를 함께 보여 준다는 점에서 저자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이 책의 중심에는 사전연명의향서라는 제도가 있다. 회복 가능성이 없을 때 연명치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미리 스스로 결정해 두는 문서다. 저자는 이 제도를 법과 의료의 언어가 아니라 일상의 언어로 풀어 설명한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앞에서 가족이 대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부터 짚는다.그리고 그 부담을 덜어 주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차분히 설명한다.



책에는 실제 사례들이 등장한다. 연명치료로 이어진 시간들이 당사자와 가족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사전의향서가 있었을 때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해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연명치료의 선택이 단순히 살고 죽는 문제를 넘어 삶의 질과 존엄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사전연명의향서를 작성하는 과정이 죽음을 준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정리하는 일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병원에서의 절차와 작성 방법도 구체적으로 설명되지만 핵심은 형식이 아니다. 저자는 왜 이 결정을 미뤄 왔는지 왜 불편함을 느끼는지 그 감정 자체를 존중하며 독자를 설득한다. 결국 이 책은 제도를 이해시키는 데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관을 점검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나이를 떠올리게 된다. 아직은 죽음을 가까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라고 믿어 왔지만 부모의 노화와 주변의 병환 소식은 더 이상 이 주제가 남의 일이 아님을 알려 준다. 40대라는 나이는 삶의 중반에서 책임이 가장 무거운 시기다.



그래서 나의 선택이 곧 가족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또렷해진다. 사전연명의향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죽음을 앞당기는 행위가 아니라 남은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남기지 않겠다는 약속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차분하게 독자를 생각의 자리로 이끈다. 읽고 나면 막연한 두려움 대신 정리된 질문이 남는다. 나는 어떤 삶을 원하고 어떤 끝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펼치게 될 책이다. 삶의 마지막을 준비한다는 말이 이렇게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표현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이런 점에서 나의 사전연명의향서는 꼭 필요한 시기에 만난 책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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