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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늙는다는 것 - 초고령의 현실과 돌봄에 관하여
구사카베 요 지음, 조지현 옮김, 이종철 감수 / 생각의닻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
구사카베 요2026생각의닻
오늘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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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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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카베 요는 일본에서 노년의 삶과 의료 현장을 오랫동안 마주해 온 의사이자 작가다. 그는 단순히 오래 사는 문제보다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를 꾸준히 질문해 온 인물이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노화를 병이나 실패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라면 누구나 통과해야 할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의사로서 수많은 노인을 진료하며 체득한 경험과 사유가 문장 곳곳에 스며 있다. 전문적인 지식이 바탕에 깔려 있지만 설명은 담담하고 과장되지 않다. 독자를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옆에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건네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의학서라기보다 삶에 대한 에세이에 가깝다. 나이 듦을 두려워하는 현대인에게 차분한 시선을 제공하는 저자의 문제의식이 분명히 드러난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일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노화는 선택과 포기의 연속이며 관계와 역할이 달라지는 과정이다. 젊을 때와 같은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면 늙음은 곧 상실이 되지만 기준을 바꾸면 또 다른 삶의 단계가 열린다.
저자는 노년에 나타나는 기억력 저하나 체력 감소를 무조건 치료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건강 수명이라는 개념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오래 사는 것보다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노년의 고독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짚는다. 고독은 피해야 할 적이 아니라 조절해야 할 상태라고 말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무리하게 유지하기보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거리 감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의료 현장에서 마주한 연명치료의 문제도 다룬다. 저자는 죽음을 무조건 늦추는 것이 과연 존엄한 선택인지 질문을 던진다.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역시 늙어감의 일부라는 인식이 책 전반에 흐른다. 늙음은 쇠퇴가 아니라 변화이며 준비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메시지가 반복해서 강조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막연히 미래로 밀어두었던 노년의 시간을 처음으로 현재의 문제처럼 생각하게 되었다. 40대에 접어들며 체력과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동안은 이를 부정하거나 애써 무시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변화가 이미 늙음의 시작일 수 있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게 한다.
동시에 두려움을 덜어준다. 늙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일이 아니라 선택의 방향이 달라지는 일이라는 말이 오래 남는다. 특히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삶을 유지하라는 조언이 인상 깊다. 지금의 생활 습관과 인간관계가 훗날의 노년을 만든다는 사실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노인을 위한 책이 아니라 늙어가고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개인적인 경고이자 안내서처럼 느껴진다. 화려한 위로나 낙관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나이 듦을 미리 생각해 본다는 것이 결코 우울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이 책이 조용히 증명해 준다.
요약
늙음의 시작, 모든 사람을 위한 책, 안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