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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흐르는 ㅣ Dear 그림책
변영근 지음 / 사계절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낮게 흐르는
변영근2026사계절
오늘도 안녕하세요,
네이버 블로거 '조용한 책 리뷰어'
'조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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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근은 오래 문학 현장에서 시와 산문을 함께 써온 작가다. 사계절에서 출간된 낮게 흐르는은 제목부터 과장이나 장식을 경계하는 태도를 드러낸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삶의 바닥을 따라 흐르는 생각과 풍경을 조용히 기록해온 사람이다.
작품 전반에는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살피는 시선이 일관되게 이어진다.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일상의 틈에서 길어 올린 사소한 감정과 기억을 문장으로 정리해온 작가다. 그래서 그의 글은 읽는 이에게 설명하기보다는 함께 걷는 느낌을 준다. 낮게 흐르는 역시 작가가 오랜 시간 쌓아온 문체와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이 책은 단정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산문집에 가깝다. 저자는 삶이 언제나 위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잘 드러나지 않는 감정과 쉽게 말로 옮기기 어려운 순간들이 책 곳곳에 자리한다. 가족과의 관계 일상의 노동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변화들이 주요한 소재다.
특별한 사건이 등장하지 않아도 문장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사람의 내면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세심하게 포착한다. 낮게 흐른다는 표현은 삶을 관통하는 태도이자 문장의 높낮이를 말하는 듯하다. 감정을 과하게 끌어올리지 않고 일정한 호흡으로 유지한다. 그래서 독자는 문장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떠올리게 된다.
책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멈춰 서서 생각할 여백을 남긴다. 각 글은 짧지만 그 여운은 길게 이어진다. 조용한 톤으로 이어지는 문장 속에는 삶을 대하는 성숙한 시선이 스며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솔직함이다. 감동을 강요하지 않고 슬픔을 과장하지 않는다. 마흔을 넘긴 남성 독자로서 이 태도는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살아오며 알게 된 것들 중 많은 부분이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 책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작가는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그 점이 오히려 신뢰를 준다. 문장 하나하나가 삶에서 자연스럽게 길어 올린 것처럼 느껴진다. 책을 덮고 나면 무엇을 배웠다기보다는 한동안 조용히 생각하게 된다. 빠르게 소비되는 글들 사이에서 이런 책은 드물다. 낮게 흐르는은 삶을 서두르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이미 충분히 낮게 흐르고 있는 우리 각자의 시간을 인정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끝내기보다는 천천히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조용히 곁에 두고 싶은 산문집이다.
요약
솔직함, 삶을 서두르지 말라, 각각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