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생 공화국, 대만 - 대만을 알면 한국이 보인다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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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범생 공화국, 대만

안문석2026인물과사상사


오늘도 안녕하세요,


네이버 블로거 '조용한 책 리뷰어'


'조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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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범생 공화국 대만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대만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결을 보여준다. 저자 안문석은 기자이자 동아시아 정치 사회를 꾸준히 취재해온 필자다. 한국 사회에서 대만은 여행지이거나 반도체 강국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런 피상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대만 사회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 태도를 집요하게 따라간다. 특히 범생이라는 단어를 통해 대만 사회가 공유하는 성실함 순응 합리성이라는 특징을 하나의 정치 문화로 풀어낸다. 저자의 글은 학술서처럼 무겁지 않고 르포처럼 가볍지도 않다.



현장에서 관찰한 장면과 구조적 분석이 균형을 이룬다. 그래서 이 책은 대만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접근하기 쉬운 입문서이면서 동시에 한국 사회를 비춰보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책의 중심에는 대만 사회를 지탱하는 집단적 태도가 놓여 있다. 저자는 대만을 혁명보다는 개혁에 익숙한 사회로 묘사한다. 격렬한 충돌보다는 제도 안에서의 조정과 합의를 택해온 역사적 선택이 지금의 대만을 만들었다고 본다. 민주화 과정 역시 영웅 서사보다는 다수의 시민이 규칙을 지키며 버텨온 시간의 누적으로 설명한다.



범생 공화국이라는 표현은 비판이자 동시에 존중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대만 시민들은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 않지만 제도 자체를 무너뜨리는 방식도 선호하지 않는다. 저자는 교통 문화 공공 행정 선거 풍경 같은 일상적인 사례를 통해 이런 특성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 방식이 인상적이다. 급진적인 언어보다 데이터와 논리로 설득하려는 태도는 한국의 정치 문화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또한 중국이라는 거대한 압박 속에서도 대만이 선택해온 생존 전략 역시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저자는 대만이 감정적 민족주의 대신 국제 규범과 기술 경쟁력을 무기로 삼아 왔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범생스러움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무기가 된다. 규칙을 지키는 국가라는 신뢰가 외교와 산업 전반에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변화에 대한 열망은 강하지만 그것을 지속 가능한 제도로 만드는 데에는 자주 실패한다. 저자가 그려낸 대만은 극적인 서사는 없지만 대신 오래 버티는 힘이 있다. 40대를 살아오며 여러 번의 사회적 격변을 겪은 입장에서 이런 차이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범생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는 종종 비하의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보게 된 대만의 범생스러움은 공동체를 지키는 성실함에 가깝다. 개인의 개성과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도 안으로 흡수하는 방식이다. 저자의 시선은 대만을 이상화하지 않는다. 느린 의사결정과 과도한 신중함이라는 한계도 분명히 짚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를 차분히 설명한다. 이 책은 대만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면서 동시에 한국 사회가 놓치고 있는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빠른 성과와 강한 언어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범생의 미덕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시사서이면서도 일종의 성찰서로 읽힌다. 대만을 알고 싶은 독자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독자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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