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놀이 스콜라 어린이문고 37
이나영 지음, 애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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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참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


중고등학교에서 기절놀이가 유행하여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요


많은 아이들이 따라하는 건 아니었지만 일부 아이들이 반복적으로 이 놀이를 하는 바람에


혹여 사고라도 발생할까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읽은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어쩐지 그때의 기억이 나서 마음 한 켠이 좀 씁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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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놀이


책의 삽화부터가 뭔가 상반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어요


제목과 배경을 음양으로 나누어 두어서인지


어둡고 환한 측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는 방식이 전혀 다른,


하지만 속은 상처투성이인 두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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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엄마와 찜질방으로 대피해야 하는 시원이.


시원이에게는 늘 친구들사이에서 싱글벙글 웃고 다니는 가영이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요.

아니, 다른 친구들이 웃는 것을 보면 뭐가 즐거운건지


왜 자신은 웃을 수 없는건지 궁금하기만 해요


어느날 선생님의 지시로 가영이와 함께 화원에 가게 된 시원이는


선생님의 명령 아닌 명령에 따라 화원일을 돕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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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일을 돕는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지만


여전히 가영이의 행동이나 태도는 이해가 되지 않아요


자신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영이가 좋지도 않고 말이죠



가영이 역시 마찬가지에요


자신이 늘 주목을 받아야 하고 주변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기울여 주길 바라지만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상처와 달리


진짜 상처를 가진 시원이를 걱정해주는 선생님의 모습에


짜증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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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 사장님의 명령으로 다죽어가는 식물들을 돌보게 된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식물을 가꾸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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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심해지는 아빠의 술주정과 폭력에


드디어 시원이의 상처도 겉으로 터져나와요


아이의 마음에 쌓여있었을 상처를 생각하니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엄마의 마음으로는 참 가슴이 아픈 장면이었네요


그래도 아이가 목놓아 울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아이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화원 사장님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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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이로 인해 불에 타버린 화원에서


두 친구는 비로소 자신의 상처들에 대해 솔직해질 수 있었어요



자신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는 부모님때문에 사랑에 목이 마른 가영이와


부모님의 변해버린 모습때문에 마음을 닫아버린 시원이.



한 명은 관심을 받기 위해 밝게 행동했고


한 명은 상처를 감추기 위해 어둡게 행동했지만


결국 두 친구 모두 마음의 상처로 힘들어하는 건 같았어요




책을 읽고 난 우리 딸이 뜬금없이


이제부터 나는 아빠에게 잘해야겠다는 말을 하는 걸 보고


아이에게 부모란 든든하고 포근한 요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네요




아이들이 어른들로 인해 쓸데없는 상처를 만들지 않게


좀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어도 참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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