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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 : 뻔하지만 이 말밖엔
그림에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평점 :
누구나 처음 부모가 되면 해보지도 않았던 육아에 정말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간다는데..
저도 아이를 낳아 낮밤이 바뀌며 아이가 밤에 잠을 잘 때까지 정말 힘이 들었어요..
아이가 이쁘다기 보다는 정말 하루하루를 견디고 버틴다는 생각의 시간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요령이 없고 너무 뭘 몰랐다는 생각만 드네요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
사실 이 책을 받았을 때에도 에세이라고 적혀 있어서
육아의 추억을 기록한 책이겠지..라고 생각만 했는데..
우수수 페이지를 넘기다 문득 정독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그러게요.. 정말 우리 집에 다녀간건가..
우리 집을 관찰한건가.. 싶을 정도로 공감가는 내용이 너무 많았거든요


책은 크게 4가지 챕터로 나뉘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지만
이 책은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담담한 글과 그림으로 모든 내용들을 다 담고 있거든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늘 불안했던 순간들..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죄책감과 열등감이 불쑥불쑥 치솟던 날들..
기승전- '너' 로 귀결되는 모든 순간들을
책은 아주 담담하게, 명확하게 잘 표현하고 있어요

공감가는 너무 많아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간추리기에도 쉽지 않았던 이 책은
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더라고요
고작 된 똥 한 알인데..
평소보다 조금 힘들어했을 뿐인데..
뭐가 문제였을까, 어떻게 해야 좋아질까..
폭풍 검색에 하루를 훌쩍 보냈던 과거의 저를 여기서 보았어요 ㅋ

여자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야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는 말을
저도 실감했고 다른 엄마들도 마찬가지였나봐요
교육이라는 이유로 마냥 끼고 돌 수 없는 부모와 달리
책임감에서 벗어난 할머니할아버지에겐
손주는 뭘 해도 이쁜 존재..


아이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사라진 것 같고
아이 때문에 내 시간이 몽땅 없어진 것 같아 우울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만큼 아이를 위해 내 시간을 주자고 결심했던 모습도
이 곳에서 다시 한 번 보네요
지금은 그 시간 더 예뻐해줄 걸, 더 놀아줄 걸이라는 생각이..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 아쉽기도 해요



밤새 열이 나는 아이 옆에서 수시로 이마를 짚어보고 열을 재고
미지근한 물을 바꿔가며 아이 몸을 닦아주고..
뭐가 나빴던 걸까 끊임없이 생각하며 속상해했던 밤의 풍경을
책에서 읽으며 그때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한 숨을 쉬었어요
모든 것이 아이가 커가는데 필요한 과정인 걸 알면서도
아프지 말았으면 힘들지 말았으면..
좀더 천천히 자랐으면.. 좀더 내 품 안에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어리석은 생각도 해보네요
요즘 추억의 사진들을 엮어서 보여주는 앱에서
아이의 지난 모습들을 보면서
지나간 시간이 참 아쉽고 그리워요..
돌아가서 다시 키우라고 해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이 순간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야 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과거의 나에게 보여주고 싶은,
지금의 나에게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
모든 육아맘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