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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싼 할머니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46
이옥수 지음, 김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님께 치매가 찾아왔다.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하였다. 정정하시던 분인지라 ‘왜 저러실까?’ 야속하게만 생각되었다. 조금만 빨리 눈치를 챘더라면 좋았을 것을...
지금은 아예 거동을 못하시고 대 소변을 받아낸다. 어머니의 몫으로 남았다. 자식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주말마다 찾아뵙거나 목욕시켜 드리는 게 전부다. 하지만 이것도 버거울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박물관이나 체험학습을 시켜주고 싶은데 그 시간이 없어져 버렸다. 우리 가정의 시간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힘든 어머니를 위해서는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데 자라는 내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는 생각에 짜증이 났다. 내리 삼년을 이러고 있으니... 그러다 문득 ‘머리만 있고 가슴의 정이 없는 것보다는 가슴이 따뜻한 어른으로 자란다면 그게 더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많은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마음의 갈등이 그대로 내게 전해졌다. 부모가 건강할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거동을 못하고 도움을 줘야할 때는 등을 돌리는 모습을 내 가까이에서 보았고 나 또한 그런 생각에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나도 늙는다. 아이들이 보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리모델링이다. 자꾸 짜증을 내는 내 모습을 바꾸어보려고 노력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