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방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9
유리 슐레비츠 글, 그림 |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가진 마음을 변치 않고 간직하며 살 수는 없을까? 

임금이 사막을 걸어가던 중 머리는 하얗고 수염은 검은 노인을 만나게 된다.  이유를 물은즉 노인은 임금의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한다.  임금은 자기를 아흔 아홉 번 보기 전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게 하며 궁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묻는다.  그에 잔머리가 많은 대신은 임금이 걸어온 길을 더듬어 사막의 노인을 찾아간다.  대신은 많은 돈을 준다고 하지만 노인은 아흔 아홉 개의 동전을 요구하며 답을 말해준다.  임금이 노인을 잡아들어 벌을 주고자 하지만 노인은 동전에서 임금의 얼굴을 아흔 아홉 번 봤다고 말한다.  노인의 지혜로움에 감탄하며 벼슬을 주고 곁에 둔다.  임금이 노인에 대한 믿음이 커질수록 불안한 대신은 노인의 집에 보물을 숨겨 중상모략을 한다.  하지만 노인의 집에는 보물은 없고 비밀의 방이라는 빈방이 있다.  이유인즉 높은 자리에 오른 노인은 언제나 그 방에 들어와 처음 사막에서 임금을 만났을 때의 마음. 즉 권력에 눈이 어두워 자신을 잃을까봐  항상 초심을 다진다고 말한다. 임금은 노인의 지혜로움에 한 번 더 감탄하며 더 높은 벼슬을 주며 신임하게 된다. 

‘비밀의 방’을 읽으며 지금 내 모습을 바라본다.  신랑을 만나 결혼을 했을 때는 신랑의 어떤 환경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을수록 편안함을 찾고자 한다.  힘이 드는 일은 애써 외면하고 싶다.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첫아이가 나에게 왔다.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 모두 정상인 몸.  그것만으로 감사드렸다.  그런데 지금은?  나의 기대치에 따라오지 못하면 감사의 마음은 깡그리 없어져 버리고 화를 내고 있다.  “자식이 웬수야” 하면서 말이다.  처음 나에게 왔을 때의 감사함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무엇을 시작하기가 겁이 난다.  처음 마음은 어디로 사라지고 힘겹고 버거움만 남을까봐.

일단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서 초심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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