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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금만 더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1
존 레이놀즈 가디너 글, 마샤 슈얼 그림, 김경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성아, 이 책 읽어봤어? 어때?”
“재미있어. 근데 슬퍼.”
“그래?”
아이가 읽었나 안 읽었나 확인 차원에서 물어봤다. ‘슬프다고? 아이가 슬프다고 느끼는 게 어떤 걸까?’하는 의문을 갖고 반납일이 되어서야 겨우 읽었다.
할아버지와 윌리는 농장을 가꾸며 번개라는 개와 함께 산다. 갑자기 할아버지가 쓰러지고 거동을 하지 못한다. 쓰러진 이유를 모르는 윌리는 할아버지가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며 번개와 함께 감자 수확을 해낸다.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한껏 들떠 있는 윌리에게 세금을 받아내기 위한 관리인이 나오고 진짜 할아버지가 쓰러진 이유를 알게 된다. 500달러 가까이 되는 세금을 내지 못하여 농장이 팔릴 위기에 빠진 것이다. 할아버지의 건강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것은 농장을 살리는 것.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되새기며 은행을 찾고 어른들과 상의를 하지만 모두 팔라는 말뿐이다. 그러다 주에서 열리는 상금 500달러가 걸린 개썰매 대회에 대한 광고지를 보고 번개와 함께 출전하기로 한다. 1등을 위해, 500달러를 따기 위해, 할아버지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고 출전한다. 줄곧 1위를 달리다 결승점 13m를 남기고 번개의 심장이 터져 죽고 만다. 번개를 끌어안고 울고 있는 윌리에게 2위로 따라온, 한 번도 진적이 없다는 인디언 ‘얼음 거인’. 앞으로 나갈 것인가 봤더니 갑자기 권총을 꺼내든다. 눈 위에 줄을 긋더니 “누구든 이 앞으로 나가는 자는 내 총에 죽을 것이다.” 한마디 하고 서 있는다. 윌리는 죽은 번개를 끌어안고 결승점을 향해 나아간다.
슬프다. 정말 슬프기도 하지만 또한 ‘할 수 있구나.’하는 자긍심을 갖게 한다.
윌리는 10살이다. 부모는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의 손에 자랐다. 그늘이 없다. 할아버지의 한 말씀 한 말씀 되새기며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일어설 수 있도록 노력한다.
현실과 책은 다르다고 말 할 수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윌리 편이다. “갚을 수 없을 때는 도움을 받는 게 아니다. 특히 친구의 도움은 그렇단다.”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누구의 도움도 거절하며 혼자서 감자 수확을 해낸다. 또 수많은 선수들이 참가하는 썰매대회의 우승. 너무 일이 잘 풀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윌리의 고민과 일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곁들여져있다.
살아가면서 많은 역경이 있다. 힘들다고 좌절하고 절망하지 않고 또 다른 빛을 찾아 일어설 수 있는 힘. 내가 내 아이에게 길러주고 싶은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