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귀신 딱지 귀신 초승달문고 10
김영주 지음, 강전희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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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난후 한참을 웃었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고 그 아이들과 함께하는 할아버지와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져 맘이 훈훈해진다.  또 그림만 보더라도 이야기에 맞게 잘 표현되어 있어 재미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귀신이 참 많았다.  특히 화장실 귀신이.  지금은 모두 수세식이지만 나 어릴 적엔 대부분이 재래식이었다. 몇 시 이후에 귀신이 나온다는 둥,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둥, 손이 올라온다는 둥. 소문은 더욱더 크게 과장되게 퍼졌고, 겁이 많았던 나는 화장실 가는 것이 두려웠다.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다녔고 밤이면  주무시는 엄마 깨워 화장실 앞에 지키게도 하였다.  그때는 귀신이 많이 무서웠는데...

<우유귀신 딱지 귀신>

쉬는 시간 창주와 재우는 교실 뒤쪽에서 딱지치기를 한다. 무심결에 우유창고에서 하얀 것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친구들에게 소문을 낸다. “우유귀신이다.” 줄줄이 달려가는 아이들. 그사이 우유귀신 대신 수많은 말들이 더해지며 아이들 사이에 퍼져 나간다.  막상 가보니 빈 우유창고. 하지만 누군가 “귀신이다”라는 소리에 허겁지겁 아이들은 교실로 부리나케 뛰어간다.   다음날 창주와 재우는 다시 우유창고 앞에서 딱지치기를 하고 우유를 찾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우유를 달라는 할아버지와 딱지 대결을 벌이고 할아버지는 “딱지귀신”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신발주머니 찾기>

학교 신발장에 넣어 두었던 병우의 신발주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옆 반 친구가 찼다는 소리를 듣는다.  옆 반에 가보니 그 옆 반 친구가, 또 옆 반 친구들이 찼다는 소리에  “돈이 들었는데”라는 말을 하게 되고  친구들 사이에는  “5천원 이래”,“만원 이래” 라는 말이 더해지며 퍼져 나간다.  쭉 따라가 보니 신발주머니는 언덕 위 은행나무에 걸려있다.  신발을 던지며 떨어지기를 바라지만 오히려 신발만 나뭇가지에 걸리고 만다.  같은 반 친구들은 창문에 매달려 이 모습을 보고 선생님도 보게 된다.  화가 난 선생님.  아이들에게 교실에 가만히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병우가 있는 곳으로 간다.  “씩씩” 화를 낼 것 같은 선생님.  병우와 함께 신발주머니를 떨어뜨리기 위해 신발을 던진다.  나무에 걸린 선생님의 신발. 다시한번 구령에 맞춰 던질 준비를 하고 교실에서도 친구들이 구령에 신발 한 짝 씩 던질 준비를 하고 “하나, 둘, 셋”.  신발주머니에서 땡그르릉 나온 돈은 단돈 500원.

읽다보면 아이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진다.  창주와 재우의 딱지치기에 기껏이 동참해주는 할아버지. 다 잃어버렸다고 속상해하며 다음날 우유팩으로 봉지가득 딱지를 만들어 와서 아이들 것을 모두 따기도 하고 잃어주기도 하는 할아버지.  어쩜 ‘노인이 주책이다’ 할 수도 있지만 할아버지가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맞춰 함께 했다는 것이 부모로써 내가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 되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또 <신발주머니 찾기>의 선생님을 보면 수업 시간에 늦었다고 교실이 엉망이 되었다고 벌을 주기도 하지만 신발주머니를 떨어뜨리기 위해 애쓰는 선생님. 그 모습을 상상해보며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싼다는 생각이 든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아이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 나갈 때 마다 소문은 증폭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아니라 남에게 전달되어질 때 마다 한 가지씩 이야기가 부풀어진다. 그나마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귀신이야기라서 다행이다.  칭찬의 한마디는 좋지만 험담의 한마디는 조심해야 될 듯싶다.

진정 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서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얘기를 나눠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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