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별명은 딱새 여우오줌 어린이 13
손준영 지음, 신영진 그림 / 여우오줌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농사짓는 어머니가 부끄러울 때가 있었다.  가난이 싫었다.  ‘이왕이면 잘 사는 집에서 태어났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지금은?  아이 낳고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 되어보니 어머니의 고생스러운 삶이 느껴지고 이해가 되며 더 크게 안아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내 아이가 자라 나를, 아빠를, 여유롭지 못한 생활을 부끄럽게 생각할 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심 걱정도 된다.   하지만 새롬이의 아빠처럼 몸은 불편하더라도 가진 것은 적더라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돕는 마음을 가진다면 새롬이처럼  내 아이도 부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지 않을까 하고 r기대해본다.

갑자기 시 한편이 떠오른다.

장래 희망

      초등학교 5학년 국어교과서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본다.

문 짜는 공장 직공인 내 아버지
늘 하시는 말씀 
문 짜는 공장 차리는 게 내 소원이다.

직업의 종류를 배우는 사회 시간
아이들이 모두 힘차게 장래 희망을 발표했다.
대통령, 국회의원, 의사, 판사, 간호사,...

나는 머뭇거리며
문 짜는 기술자라고 얼떨결에 대답했다.
아이들이 모두 웃으며
나를 놀려댔다.

희망이 기껏 그거니?

바보야, 바보야, 바보야.

그래 문 짜는 사람이면 어떠냐.

앞 뒤 생각도 없이

높은 사람이 되겠다는 사람보다는

문 짜는 사람이 백 배 천 배 낫다.
선생님 말씀에 아이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워한 내가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 왜 나는 당당하지 못했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깨를 펴고

아이들의 놀림에 부끄러워한 나를
부끄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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