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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아이들 - 아동 문학 이론의 새로운 지평 ㅣ 현대의 문학 이론 31
마리나 니콜라예바 지음, 김서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아동이론서다. 이론서를 읽는 다는 건 쉽지가 않다. 읽으면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잠깐 헛생각을 해버리면 읽으면서 놓쳐버린다. 또 책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으니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 떨어진다. 대신 앞으로 읽어둬야 할 책이 생겼고 나만의 시각이 아니라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어 도움이 될 듯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라마다 문화적 특성에 따라 같은 책이 좋은 책이 될 수도 그저 그런 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혹 유명한 상을 받은 외국 그림책을 볼 때 상을 받았다는 게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었다. 이제 보니 그것은 우리의 정서와 그 나라의 정서가 틀리기 때문 이였다. 가족이 함께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아이에게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주인공이 자기 방으로 갔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또 나라마다 언어가 있어 그 나라에서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할지라도 그에 맞는 번역이 어려워 받아들이는 게 틀리다고 하니 아동문학, 성인문학 특히 아동문학은 근본적으로 번역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 유독 번역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해하는데 더 어려움이 컸고 용어의 정의와 기호화가 아직은 낯설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문화적 차이일까? 아님 나만의 차이일까?
전통적인 어린이책의 매력은 예측 가능성. 즉 알아보는 기쁨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꾸만 똑같은 책을 고르는 이유가 지금 읽고 있는 텍스트가 전에 읽었던 모험 이야기와 연결시키고 비교하고 대조한다.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이 독서하는 동안 행하는 창조적 작업이라고 하니 아이가 같은 책만 본다고 나무랄 것만은 아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으로 판타지 소설을 많이 언급해 놓았다. 판타지는 상상적인 책들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해주고 그들의 지평을 일상의 리얼리즘이라는 좁은 한계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특히 <로빈손 크루소>에 대해서는 도덕적 가치와 자연과 인간의 행동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고 중심 주제는 아동이 부모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라고 성숙해지며 독립하기까지의 영원한 투쟁으로 집-출발-모험-귀향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판타지로써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어른인 내가 보아도 판타지 영화 <헤리포터 시리즈>를 보면 재미가 있다. 현실세계에선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며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타지 책만 읽는 것도 너무 상상의 세계에서만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실은 그게 아닌데 말이다. 한쪽으로의 편독보다는 골고루 읽는데 좋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