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5만원. 내가 정한 책값이다. 이 이상은 사지 말자고 결심했지만 벌써 초과다. 보관함에 담아 둔 책이 알라딘 중고로 나오면 어쩔 수 없이 결제를 클릭하고야 만다.

<유아 식판식>은 아기를 위해 샀다. 사놓기만 하고 구경만 한 요리책들이 이미 내 손을 한 트럭은 거쳐 갔지만 이 책은 몇 번은 써 먹게 되리라.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나, 뭐라도 만들어서 먹여야 하니까. 이유식 책은 아기가 이유식을 거부해서 거의 활용하지 못했다. 이 책은 부디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보게 되길.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맘카페에서 이걸 가장 많이 추천해서이다. 요리 잘하는 사람에겐 굳이 필요없다는 평도 오히려 내겐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푸코, 바르트...>는 <철학 읽는 밤>에서 추천해서 산 책. 어려운 책은 끈기 있게 읽기 힘든 내게 괜찮은 책일 것 같아서 구입. 우치다 타츠루의 책은 한 권 읽어 본 적이 있다. <곤란한 결혼>이라는 제목인데 결혼 생활에 조금 회의가 들었을 때 읽었다(응?). 읽고 나서는 제목과는 다르게 ‘그래, 결혼에 큰 의미 따위, 기대 따윈 던져 버리고 지금 이 상태로 만족하자‘라는 기세가 되어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내겐 참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고마운 책이나 왠지 두 번 다시 읽진 않을 것 같아서 중고로 팔아 버린 후 이번엔 생뚱맞은 철학 장르로 다시 한 번 만나게 되는 저자다. 실제로 결혼 생활에 대한 상담을 받다가 갑자기 그 사람이 돌변해 구조주의에 대해 강의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는 실은 결혼하기 전에 사서 방치만 했다가 중고로 팔아버리고 이번에 다시 산 책이다. 사실 살까말까 망설이다가(이러면 사실 안 사는 게 맞는 건데) 리뷰에 다시 혹해서 사버렸다. 아마 아기 엄마가 된 지금이라면 미혼이었을 때와는 좀 다른 마음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사실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엄청 못했었기에 내 아이를 내가 직접 가르친다면 수학은 어떡하지, 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데 이 책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수학을 떠나 저자의 교육관에 관한 부분이랄지 마음에 닿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만 찾아 읽더라도 중고로 건진 책값은 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다음 달 장바구니는 또 찼다. 빨리 사고 싶어서 손이 드릉드릉한다. 일주일만 참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