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을 굴러 도망친 감자 알맹이 그림책 72
비르테 뮐러 지음, 윤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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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작은 감자가 있었어요. 감자는 자기가 왜 세상에 있는지 알고 있었어요. 바로 요리가 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이 이야기 속의 작은 감자는 먹히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감자수프에는 들어갈 생각이 없었죠. 전혀요.”

동글동글 코를 가진 작은 감자는 다른 감자들의 비난에도 식탁에서 굴러떨어져 부엌을 탈출합니다. 정원에 들어간 작은 감자는 노래하는 새, 흙을 파헤치는 지렁이, 꽃가루를 옮기는 호박벌, 피어 있는 꽃을 만나요. 그들 모두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어요.

작은 감자는 정원에서 감자 요리 말고도 이 세상에는 다양한 일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심지어 돌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는데도 멋지던걸요. 엄청난 여정을 마친 작은 감자는 따뜻한 흙 속으로 들어가 눈을 감아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가 된 것은...!

감자의 쓸모는 과연 인간을 위한 감자 요리뿐일까요? 작은 감자는 모두가 당연히 걷는 길을 거부하고 삶의 의미를 직접 찾아 나섰어요. 그건 돈을 벌거나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가 아니죠. 이 귀여운 그림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내 안에 숨겨진 가능성과 행복을 찾는 작은 감자가 되기를 바라요.

“아직 모르지만,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훨씬 많을지도 몰라요.”

•바람의아이들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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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 불가능은 없어!
슬라비아 미키.로이 미키 지음, 마리코 안도 그림, 김선영 옮김 / 스푼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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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페기, 기니피그야. 지금부터 나와 내 친구 리사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p.7)

페기는 동물 보호소에 있던 기니피그예요. 리사는 페기를 보자마자 똑똑한 기니피그 페기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거라는 걸 직감해요. 리사의 집에 온 페기는 리사 가족들의 생활 패턴에 맞추어 적응을 하고, 리사는 페기의 ‘꾸잉꾸잉!‘ 기니피그 언어를 경청해요.

“어떤 때는 리사가 말하고 내가 귀를 기울여.
또 어떤 때는 내가 말하고 리사는 듣기만 하지.
가끔은 우리 둘 다 아무 말 없이 그냥 앉아 있기도 해.
제일 친한 친구들은 그렇게 하잖아.” (p.17)

호기심이 강한 페기는 삼 층 짜리 주택을 돌아다녀요. 노력한 끝에 스스로 계단도 오르죠. 때로는 과한 호기심으로 환기구 문에 끼이거나 전선을 씹다 감전이 되기도 해요. 끈기 있는 페니는 열일곱 번의 도전 끝에 하네스를 착용하고 리사와 산책을 해내고요.

사람들 모두가 ‘기니피그는 할 수 없다’고 말할 때에도 리사와 페기는 도전해요. 작가는 실제 자신의 딸 엘리스와 그의 친구 기니피그 페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대요. 엘리스와 페기는 서로의 삶을 바꾸었어요. 믿음과 지지, 사랑은 평범한 우리를 이렇게 특별하게 변화시키죠!

“어려운 일은 있어도 불가능한 일은 없어. 그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야.” (p.40)


•스푼북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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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걸을까? - 2022 볼로냐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작 문지아이들
엘렌느 에리 지음, 유키코 노리다케 그림, 이경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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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오르탕스 부인은 ‘수국 화원‘의 플로리스트예요. 푸른 잎사귀와 꽃이 무성한 화원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죠. 오후에는 꽃 생각을 하며 산책을 하고요. 어느 날 오르탕스 부인은 산책 중에 등 뒤에서 기척을 느껴요. 작은 개 한 마리가 따라오고 있었어요!

“길에서 작은 개를 다시 만나 깜짝 놀랐지만 그 개를 길동무로 삼아 함께 조용히 산책을 이어 갔어요. 다음 날도 그랬고, 그다음 날도 그랬지요. 어느새 그건 습관처럼 늘 하는 일이 되었어요.“

오르탕스 부인과 작은 개의 산책 모임에 나타나는 개들은 점점 늘어나요. 작은 길동무에서 시작해 필레몽, 시시, 쥐스탱, 루루와 로라, 가스통까지. 개들이 졸졸 따르는 산책은 동네에서 유명해지죠. ‘혼자’에서 ‘함께’가 된 오르탕스 부인은 개들에게서 멋진 꽃다발을 위한 영감도 잔뜩 얻는답니다.

<우리, 함께 걸을까?>는 꽃만이 친구이자 삶이었던 오르탕스 부인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그림책이예요. 부인은 다양한 개들로부터 꽃을 위한 아이디어도 얻고 각자 가게 안에 있던 개들은 신나게 걸으니 함께해서 모두가 행복하네요. 피어나는 꽃과 산책하는 개들이 가득한 이 계절, 우리도 함께 걸어요!

•문지아이들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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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사랑 맑은아이 15
신영란 지음, 오오니시 미소노 그림 / 맑은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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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펭귄 부부가 추운 곳에 자리를 잡고 알을 낳아요. 아빠펭귄이 바다에서 먹이를 구해와 알을 넘겨받으면 이번엔 엄마펭귄이 바다로 떠난답니다. 아빠펭귄은 도둑갈매기와 눈보라로부터 알을 지킬 거예요. 그러던 어느 날, 세찬 바람이 불어 아빠펭귄이 품던 알이 깨져버리고 말아요..

“앗, 내 아기!”

시간이 흘러 여기저기서 아기펭귄들이 알을 깨고 나와 힘차게 울음을 터트릴 때, 아빠펭귄은 발등에 놓인 얼음덩이를 하염없이 쳐다보며 아기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어요. 주변 펭귄들이 수군거리죠. 그때, 아빠를 잃은 아기펭귄이 혼자 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앙앙앙!”

슬픈 표정으로 발등에 놓인 얼음을 간절히 품고 있던 아빠펭귄. 펭귄 부부가 슬픔을 잊고 새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준 건 마찬가지로 가족을 잃은 아기펭귄이었답니다. 귀여운 황제펭귄 그림책인데도 눈물이 찔끔 나오는 이유는, 우리도 이렇게 아빠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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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이충녕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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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주의 깊은 응시 속에서, 나는 J의 손목에 생긴 주름을 발견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의식한 적이 없는 주름이었다. 그것을 주의 깊게 바라본 순간, 나는 갑자기 누가 심장을 돌로 짓누르는 듯한 울컥한 감정을 느꼈다. 왜 나는 그날 아침 J의 손목 주름을 보고 갑자기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일까?" (p.144)

우리는 사랑을 말하는 컨텐츠들은 넘쳐나지만 실제 사랑은 메마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20대에는 상대의 사랑을 얻기 위한 기술을 공부하고, 30대가 되고서는 결혼을 앞두고 손해 보지 않기 위한 남녀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는 걸 몸소 느낍니다. 우리가 찾는 사랑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요?

저자인 철학자 이충녕은 개인주의와 자본주의 속에서 손익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손목에 생긴 주름 하나에도 울컥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나로 존재하다가 상대의 어둠마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목적지가 아닌 과정으로서 행복을 느끼는 것입니다. 설명 없이 내가 상대를 위해 행동하게 만드니 사랑은 ‘효율적으로‘ 할 수도 없죠.

시작하며. 우리의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하여
1부. 사랑의 가능성
2부. 사랑과 실존
3부. 사랑과 자본주의
마치며. 모든 사랑의 가능성이 이루어지기를

사랑을 이야기하는 컨텐츠의 풍요 속에서 고독함을 느낄 때 우리는 현실에서 도망치려고만 합니다. 저자는 이 고독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존재의 중심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사랑하는 것이죠. 이 책으로 철학과 인문학, 심리학을 곁들여 사랑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해보세요. 단 하나의 답이 없는 사랑을 위해서요. 


•클레이하우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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