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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이었던 남자 - 악몽 ㅣ 펭귄클래식 76
G. K. 체스터튼 지음, 김성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G. K. 체스터턴.. 이름도 모르던 작가의 <목요일이었던 남자>라는 책을 읽은 건 "애거서 크리스티, 어니스트 헤밍웨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 등 현대의 대표 문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역설의 거장 G. K. 체스터턴의 국내 초역 작품."라는 한줄의 소개글때문이었다.. 더욱이 펭귄클래식의 100권도서목록에서 "애드거 앨런 포, 아서 코난 도일과 함께 '가장 재미있는 추리소설 작가의 한사람으로서 G. K. 체스터턴'을 꼽게 되리라"라는 문장을 읽고나니 도무지 읽지 않곤 못베기게 되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미스 마플양과 에르퀼 푸아로를 창조해낸 애거서 크리스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것도, 사랑해 마지 않는 셜록 홈즈의 아버지 아서코난 도일과 함께 가장 재미있는 추리소설의 작가로 꼽게 될 것이라는 것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구미가 당기는 문구였다..
그래서 여전히 읽지 못한 책이 수두룩하게 쌓여있으면서도, 읽다만 책이 3권(나는 고양이로소이다, 7인의 미치광이, 카프카의 성;;;)이나 있음에도 얇아서 더욱 부담이 적어보였던 <목요일이었던 남자>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두어시간동안 정말 스릴감을 느꼈고, 온몸의 감각이 곤두선 상태로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될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레고리란 이름의 한 남자가 자신은 무정부주의라며 주장하고, 그에 반박해 자신은 기차시간표를 읽는게 더 재밌다는 사임이라는 남자의 논쟁에서 시작되어 비밀회의에 참여하게 되고, 그리고 그 비밀회의에서 대표가 될 수 있던 그레고리 대신에 아무 상관도 없던 사임이 대표가 되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 대표의 이름이 "목요일"이며 일요일이란 사람을 기점으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인의 사람이 모여 프랑스 대통령을 죽이네 폭발물을 터뜨리네 하며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쉴새없이 이어졌다.. 흡사 애거서 크리스티의 <세븐다이얼스 미스터리>에서 세븐다이얼스란 그룹이 1시니, 5시니 하는 시간으로 불리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월요일이니 목요일이니 하는 이름으로 서로를 칭하는 모습이 낯설지도 않았고, <세븐다이얼스 미스터리> 역시 어떤 비밀조직에 대해 파헤치기 위해 쉴새없이 뒤를 쫓던 젊은이들의 허탈한 뒷모습이 인상적이었던 터라 사임의 악몽과도 같은 며칠동안의 이야기의 끝이 당황스럽지가 않았다.. 솔직히 도무지 뭐가뭔지 알 수 없는 이야기의 끝이 이 이야기의 묘미이기도 했다..
시인이었던 자가 경찰이 된 것도, 그가 경찰이 될 때 단지 어둠 속의 한 남자를 만나기만 하고 경찰이 된 것도 심상치가 않은데 무정부주의자들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잠입한 무정부주의자들의 단체에 경찰이 사임 단 한사람이 아니었다는 것도 심히 당황스러웠다.. 정말 무슨 조직이 7인으로밖에 구성되지 않았는데 스파이가 여럿이나 싶었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서로 같은 편을 찾았다고 안도하면서 자기들 딴에는 나라를 구하겠다며 서로를 쫓고 쫓기는 모습이라니!! 처음 시작은 무의미한 논쟁으로 시작한 것 같은 이야기가 어느새 첩보물로 바뀌었고, 첩보물인가 싶던 이야기가 추격극으로 바뀌더닌 순식간에 기묘한 이야기로 바뀌어버려 있었다..그리고 계속해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던 이야기는 결국 사임이란 한 남자의 기묘한 악몽과도 같은 현실같지 않은 현실로 되어버렸다..
확실히 목요일이었던 남자의 "악몽"이란 부제와 딱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에, 그리고 쉴새없이 이목을 잡아끄는 사건의 연속에 반해버리고야 말았다!! "애드거 앨런 포, 아서 코난 도일과 함께 '가장 재미있는 추리소설 작가의 한사람으로서 G. K. 체스터턴'을 꼽게 되리라"라는 추천글이 아깝지 않은, 정말 걸작이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순전히 추리물이라는 체스터턴의 브라운신부시리즈에 눈독을 들이게 되었다..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나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퀼 푸아로처럼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성찰력을 가진 브라운신부란 사람은 과연 어떠한 사람일지 <목요일이었던 남자>를 읽고나니 더더욱 궁금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