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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이 책을 읽기전엔 한비야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전혀 없는 백지상태였다. 고등학생때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반>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의 오지를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냈다는 사실외에는 그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이 책을 통해 만나는 한비야씨, 아니 비야언니의 삶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산을 사랑해 산근처로 이사하고 틈날때마다 산을 오르는 모습에서 친근감을 느끼고, 술술 읽히는 비야언니의 책처럼 좋은 글을 쓰기위해 다독, 다작, 다상량과 더불어 다록과 몰두, 말로 하기라는 방법을 따라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첫걸음이 중요함을 보여준 연체와 우수회원의 모습과 왕년의 삶과 자신의 것을 쥔 채 늙어가는 것에 경계하며 '주자학파'가 되기위해 자신을 다잡는 모습.
아직 전반전의 절반을 조금 넘게 뛰었을 뿐이며 흔들리는 만큼 더 큰 인생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는 가르침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면, 국민엄마 김혜자씨처럼 민간구호단체의 팀장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면서,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깨끗한 물이 없어 기생충이 몸을 뚫고 나오는 지경이고 수인성질병을 앓고있으며 성폭행을 당하는 아이들이지만 환한 웃음만은 잃지않은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닌 작은 기부, 작은 도움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이전에도 유니세프 홍보대사인 구로야나기 테츠코씨, 일명 토토짱의 책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고통받는 수많은 아이들의 모습에 눈물짓기도 하고, 열악한 환경속에서 아이들을 위해 먼곳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며 끊임없이 활동하는 테츠코씨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엔 사람의 탈을 쓴 천사가 많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천사가 우리나라에도 있었음을 몰랐다는 사실이 창피하다.. 이제껏 한비야라는 사람을 그저 걸어서 오지를 탐험한 사람이라는 정도로밖에 몰랐던 사실과 굳이 테츠코씨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김혜자씨이나 비야언니의 책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사실을 굳이 일본작가의 책으로만 느꼈던 것에 말이다.(물론 테츠코씨의 활동이나 김혜자씨, 비야언니의 활동이 비교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지만.. 그리고 일본이라는 것에 반감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출판업계를 위해선 기왕이면 한국사람의 책이 읽는 것이 낫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도 이제야나마 알게되어서 다행이다. 비야언니처럼 UN이나 구호단체에 들어가 난민들을 돕고, 세계곳곳의 사람들을 구호하는 활동이 꿈은 아니지만 그런 나라도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그 일이라는 것이 큰 맘먹고 해야만하는 것이 아닌 작은 관심만으로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으니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늦깍이 꽃이 없든 사람도 자신의 능력을 펼 칠 시기가 다르니 너무 조급하지 말라던 비야언니의 말과 더불어 나이 50에 또 다른 목표를 위해 대학원에 입학하는 비야언니처럼 지금 나의 모습도 내가 가야할 길을 위해 내딛는 한 걸음이라는 생각에 커다란 위안과 더불어 희망을 주기에 이 책은 한 권의 에세이 책이 아닌, 나의 삶에 있어 늘 곁에 두고 읽어야하는 또 하나의 바이블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