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박치기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인생은 박치기다 - 재일 한국인 영화 제작자 이봉우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책!
이봉우 지음, 임경화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저번에 읽은 한인 2세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번역자가 번역했던 피아노 교사처럼 이 책 역시 번역자가 딸려있었다. 표지엔 재일 한국인, 이름도 이봉우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이름이면서도 번역자가 번역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언짢았다. 물론 재일교포나 재미교포, 한인 2세가 무조건 한글을 써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어도 "한인"인만큼 한국인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어느정도 한국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인지 TV에서 한국어란 눈꼽만큼도 못하는, 일본어로 혹은 영어 인터뷰하는 한인 2세나 이렇게 번역자가 딸린 한인2세의 글을 보면 솔직히 조금은 언짢고, 이 책 역시 처음 만나는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오히려 내가 부끄러웠다. 추성훈이 아키야마 요시히로란 이름으로 일본인으로 귀화한 것처럼 수많은 재일한국인은 자신들의 조국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애정을 보내지만 정작 한국이란 나라는 그들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도 없이, 그들에 대한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행동에 북한을 선택하고, 자신이 재일한국인이라는 것도 숨기며 살게 되니 말이다. 예전에 TV를 통해서 재일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본적이 있었다. 남한은 아무런 원조도 하지 않을 때, 북한은 재일한국인을 위해 일본에 학교를 세우고, 가르치는 모습에 부끄러웠었는데..  그것도 잠시 어느새 무관심했던 우리의 모습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채, 오히려 그들의 모습에 언짢아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거기다 새터민의 정착지원금과 재일한국인의 돈을 눈 먼돈으로 보고 사기를 쳐, 한국이란 나라에 정나미가 뚝 떨어지게 만드는 사기꾼들의 모습을 보니 재일한국인들이 한국이란 나라가 아닌 북한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예전의 한국이란 나라는 재일한국인이란 국적으로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국적을 한국으로 선택하든지, 아니면 안기부에서 감시하고 사적인 일에까지 간섭하니 한국이란 나라를 싫어할 수 밖에 없을 것도 같았다.

그럼에도 이봉우감독은 한국을, 재일한국인의 문제를 일본이란 나라에 알리기 위해 영화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전했다. 한국영화가 아직은 미미한 힘을 지녔을 때, 서편제를 일본에 소개시키고, 공동경비구역 JSA와 박하사탕 등 여러 영화를 일본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애를 썼을 뿐 아니라 자신이 자라오면서 겪은 이야기, 모든 재일한국인들이 겪은 이야기를 박치기란 영화로 한국과 일본에 알리기도 했다.  

소외된 사람들이면서 일본의 구성원이며, 조선이란 나라에서 태어나 그 국적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 누가 아닌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찍은 영화였기에 감독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한민족이며 한핏줄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의미가 깊은 영화인 "박치기".. 이 책을 통해 잘 몰랐던 재일한국인의 이야기를 듣고, 어려움이 많았던 그의 인생이야기를 들었던 것처럼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농축된 영화 "박치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듣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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