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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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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이런 삶도 있다. 한 평이라도 넓은 집에서 살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더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 가족과의 시간보단 직장에서의 시간을 더 중시하는 아버지들이 많고,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하게는 생각하지만 하늘을 치솟는 물가에 어쩔 수 없이 직장에 매달리는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존재하며, 옆집 누구보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종이 위에 적힌 숫자에 불과한 등수에 절절매는 자식들이 수두룩한 한국에서 사는 내가 보기엔 정말 이상하게 사는 가족들이었다.  

수도꼭지를 틀면 콸콸 쏟아지는 것이 물이며, 고갈위험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사람이 쓰는 그 어떤 것보다 저렴하기에 마음껏 목욕하고, 정말 물을 물쓰듯 하는 대다수의 한국사람들과는 달리 목욕하는데 들어가는 물의 비용을 따져보고, 물을 가열하기 위해 필요한 연료비도 계산하며 사는 그런 가족들이었기에, 조금 못된 생각이긴 하지만 그걸로 얼마나 아낀다고 그 유난을 떨까라는 생각이들기도 하는, 평범함과는 조금 거리가 먼 지나치게 자린고비처럼 보이는 가족의 모습이었다.  

만약 그들이 단지 아끼고 모아서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이런 절약을 했더라면 그냥 그들은 지독한 자린고비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돈에 의해 자신의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며, 돈의 가치로 자신의 노동력을 평가되는 것을 선택하기 보단 조금 적은 월급에 낮은 지위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하며 주어진 형편에 만족하고, 자신들의 형편에 맞추어 절약을 하면서 사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한국에선 누구나가 눈치를 보며 써야하는 결근계를 그 무엇보다 중요한 아들과 딸의 학교방문을 위해 제출하고, 다른 집에선 엄마만 참석하는 일에 아버지도 함께 참석하여 아이들의 일에 관심을 기울여주는 그런 부모였고, 그런 모습이 어느새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부모참관수업을 할 때면 아빠는 고사하고, 일로 바쁘신 엄마도 못오기 일쑤였다. 그래도 우리집이 먹고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서운한 마음을 감추곤 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벌써 십몇년전의 일인데도 서운함이 밀려온다. 이 책의 지은이처럼 우리집도 절약을 하고 살며, 무엇보다 가족과의 시간을 더욱 중시했더라면 좋았을것 같은 부러움도 생기고..

돈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심지어 시간마저 살 수 있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진한 사랑을 아이들에게 쏟아주는 부모라니.. 경쟁이 치열하고, 물질이 중요한 요즘 시대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부모님이 아니었기에 이들 부부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었고, 언젠가는 나도 이런 가족의 모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한국인과 독일인이 결혼한, 다문화가족에서 벌어지는 일상해프닝정도로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세계대전이후 유대인에게 배상을 하는 독일의 모습이나 일본과는 다르게 전쟁에 관한 역사를 숨기지 않고 가르치며 그 역사를 통해 새로이 나갈 길을 배우는 이야기도, 한국과는 달리 개방적인 성교육이야기,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채 외국인으로 독일에서 살아나간다는 이야기와 같이 한국과는 다른 독일의 수많은 이야기를 다루며, 독일이란 나라에 대해, 그리고 다문화가족에 대해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단지 등수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난독증으로 아이들이 공부에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곁에서 바라봐주며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있는가를 지켜봐주며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거침없이 돈을 포기했던 부부의 모습이 강렬하게 기억되는 책.. 물론 독일과 한국이란 공간적인 배경에 있어 차이가 심하기도 하고, 사회적인 풍토도 많이 다르지만 교육에 있어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책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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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복을 꿈꾸거든 버려라
    from 날아라! 도야지 2009-11-19 14:27 
    고등어를 금하노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임혜지 (푸른숲, 2009년) 상세보기 경제력과 행복지수는 비례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통계청이 발간한 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IMF 집계치 기준 9,291억 달러로 세계 15위에 올랐다고 한다. 반면 영국 신경제재단이 전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행복지수(HPI)는 68위를 차지했다. 이 행복지수의 평가항목은 경제적 요인, 자립, 형평성,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