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빛>을 리뷰해주세요.
검은 빛 매드 픽션 클럽
미우라 시온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행정구역상 도쿄에 속하지만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자그만한 섬 미하마섬에 쓰나미가 왔다. 어떤 징조도 보이지 않은채, 사람들이 잠든 시간 빠른 속도로 쓰나미는 섬을 덮쳤고, 우연히도 산에 오르던 세아이와 밤낚시를 갔던 어른, 그리고 몇안되는 벽돌건물인 등대에 살던 할아버지만을 남긴채 모든 섬주민이 죽었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자연재해로 죽었을 뿐이었다. 자신의 부모님들과 동생, 멀게는 모두 친척인 섬주민이 죽은 뒤 의지할 사람이 없는 그런 곳에서, 그들만의 비밀을 만든 채, 그들은 섬을 떠나 친척의 집으로, 고아원으로 가서 서로의 인생을 살게되었다.. 

거대한 자연재해로 가족을 잃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지만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비야씨가 구호현장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난 뒤엔 꼭 심리치료같은 것을 받아야 된다고 했듯, 조그만한 물소리나 조금 높게 일렁이는 파도, 그리고 자신이 겪은 일을 악몽으로 꾸기전까진 괜찮을 거라고.. 온가족을 잃었지만, 사람이란 누구나 언젠가는 죽듯 가족을 그리워하며 살겠지만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어린시절 가족을 잃었기에 자신의 가족을 더욱 사랑하며,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지않을까 싶었다..하지만 노부유키는 사랑을 모르는 사람으로 자랐다. 아내와 딸을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것이 자신이 예전에 사랑했던 미카만큼 사랑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사랑이 아니다.. 아내에겐 자상한 남편, 아이에겐 잘 놀아주고, 누구보다도 따뜻하며,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빠처럼 보이지만 노부유키는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아버지의 일상적인 폭력에 시달리며, 쓰나미로 인해 아버지가 죽기만을 바랬지만 결국은 아버지도 살아남은 것을 알며 깊은 절망에 빠졌던 다쿠오도 오히려 자신의 기억에 의해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 줄 알았다.. 10년이상의 경력을 갖고있기에 공장에서의 위치도 확실하고, 여자친구와 같은 존재도 있으며, 아버지와도 살지 않기에..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난 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보다도 좋은 체격을 가졌을만큼 컸지만 여전히 아버지에게 휘둘릴 뿐이었다.. 여전히 그는 귀찮은 동네꼬마처럼 유키형을 쫓아다니며, 그에게 집착하는 그의 모습은, 어릴 적 기억을 평생 품은 채, 결국엔 자신도 아버지와 같은 모습이 되가는 다쿠오의 모습을 보니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폭력 중 가장 잔인한 것이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게 될 뿐이었다..  

재해가 일어나기 전부터도 예쁘장한 얼굴로 기획사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였던 미카는 그 외모로 지금은 연예인이 되었다.. 무슨일이 생기면 당연하다듯 노부유키를 찾지만, 그 외의 일로는 노부유키를 만나지도 않는 그런 여자가 되었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만 사람을 상대하지만, 상대방은 자신의 의도를 오해하게 만드는 그런 재주가 있는 것일지도.. 어쩌면 미카는 재해이전부터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는 않은 채, 단 한마디 말로 사람을 조종해가며...아니 쓰나미로 인해 더욱 그렇게 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가족이란 것이 모두 사라진 채, 친척집에서 자랐지만 결국은 혼자이기에 자신만 살아남는 법을 배운 것은 아닐까? 

같은 곳에서 자라,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같은 슬픔을 가졌기에, 오히려 더욱 깊은 인연의 끈을 느끼고 이 세상에 남아있지 않은 혈연보다 더 깊은 관계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주며 누구보다도 서로의 행복을 기도해주고, 서로의 발전을 축복해줄 것같던 관계가 가슴 속에 묻어둔 그 어떤 것보다 순수하게도 검은 빛에 의해 무너져가는 모습에 너무나도 가슴아팠다.. 그리고 그 검은 빛에 의해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사람들까지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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