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를 일등으로>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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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를 일등으로 - 野神 김성근
김성근 지음, 박태옥 말꾸밈 / 자음과모음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작년 여름 평소엔 보지도 않던 야구 중계방송을 틈틈이 챙겨보았다.. 전세계적인 축제인 올림픽, 그곳에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우리나라가 야구에서 선전을 하면서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경기를 보며 틈틈이 경기결과를 지켜보았었다.. 쿠바전에서 심판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한 강민호선수의 모습에 같이 분개하고, 결국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야구에서 금메달을 딴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열광했었는지..
그때 처음 야구수상식을 보며, 모든 선수에게 꽃다발과 메달을 수여하느라 다른 경기에 비해 오랜시간 수상식을 하는 것을 보며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었다.. 그리고 올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보며 또 한번 그런 뭉클함과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일본에게 졌을때, 너무나도 열심히 싸워줬지만 하필이면 일본에 졌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었다.. 내가 아는 야구란 그정도다.. 그저 강민호란 포수와 홈런왕 이승엽, 그리고 삼성의 감독이었던 김응룡감독과 지금의 감독인 선동열감독, 그리고 박찬호외엔 딱히 아는 선수도 없고, 응원하는 팀도 없는 하나의 스포츠일뿐이었다..
그렇기에 김응룡감독에 의해 "야신"이라 불리우기 시작한 김성근 감독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다.. 그가 재일교포 2세라는 것도, 재일교포로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쪽바리니 반쪽바리니라는 편견속에서도, 순수하게 야구를 사랑했던 그에 반해 고등학교야구는 대학입시와 연관되어 부정이 있고, 프로야구는 구단주에 의해 간섭받고, 결과로만 평가받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도 김성근 감독은 정말 야구를 위해 살았다..
재일교포로 한일수교가 이루어지지않아 더 이상 일본으로 입국이 불가능해졌을 때 정말 큰 결심을 하고 영구귀국을 하였으며, 어깨가 고장나 더 이상 야구선수로 활약할 수 없게되자 감독으로 변신, 신생팀으로 아직 큰 결과가 없던 충암고의 학생들을 훈련시켜 발굴의 성적을 이룩해냈다.. 아니 충암고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팀을 거쳤고, 많은 팀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감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만난 김성근감독님은 정말 야신이었다.. 수많은 개그맨이나 연예인들이 성대모사를 해 너무나도 익숙했던 김응룡감독만을 알고있던, 야구에 대해 전혀 무지했던 내가 보기에도 그는 정말 야구를 위해 살았고, 자신의 뜻을 세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도 살아오셨다..
그런 감독님의 모습에 정말 감동을 받았다.. 예전에 추성훈이 TV에 나와 재일교포로 태어나 할아버지와 부모님이 포기하지 않으셨던 국적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국에서 대표선수로 활약할 수 없었기에 포기할 수 밖에 없던 국적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던 것과는 달리 그보다 더 오래전 반일감정이 더욱 컸던 시대에, 자신의 잘못으로 일본에서 살게된 것도 아닌 강제징용이나 일제시대 형편에 의해 일본에서 살게되었고, 그곳에서 조센징이라는 멸시를 받아가며 살아온 사람들을 어떻게 쪽바리로 부르며 비난을 하고, 조금만 무슨일이 있어도 한민족이라고 감싸기보단 비난의 시선으로 쳐다보던 그런 시대에 꿋꿋이 한국에 남아, 그리고 영구귀국까지 하며 야구를 한 김성근 감독님의 모습은 정말 말 그대로 인간승리였다.. 많은 재일교포선수들이 그런 차가운 시선을 견디다 못해 한국을 떠날 때에도 한국에 남아, 야신으로써 성공한 김성근 감독님..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를 놓치더라도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계속해서 도전하던 그의 모습에 반할 수밖에 없었고, 그의 삶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다.
우리 팀은 열심히 준비해서 영영 없을 것만 같던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놓쳤지만 말이다. 다음 기회란 없다. 대신 '다른' 기회를 만들면 된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나는 목마르다. 우물을 팠다. 또 다른 기회가 왔다. – 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