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담 빠담, 파리>를 리뷰해주세요.
빠담 빠담, 파리
양나연 지음 / 시아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난 결코 여행에세이는 안읽는다. 왜? 부럽고 질투나니까.. 나도 가고싶은데 가지 못하는 곳을 여행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질투나는 일도 없다. 벌써 5년전 다녀온 유럽배낭여행은 이미 흐릿한 기억으로만 남아있고, 그런 희미한 기억을 부여잡고 언제 다시 유럽을 가보나라는 생각을 하며 기껏해야 근처 일본이나 홍콩만 가봤을뿐 정말로 가보고픈 이집트나 중남미의 도시들, 그리고 한 일년쯤 길게 잡고 여행을 하고 싶은 서유럽과 지중해의 도시들은 여전히 머나먼 꿈처럼 여겨지기에 그곳을 다녀온 여행자들의 에세이는 그저 시기와 질투에 어린 시선으로 한번 슬쩍 쳐다볼 뿐 결코 읽지않는 것이다. 

 만약 이 책도 알라딘 서평단의 책으로 접하지 않았으면 절대 읽지 않았을 것이며, 결코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책으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손에 들어온 책은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정말 재미없는 책이 아니면 읽어내는 습관덕에 이 책 역시 그런 질투어린 시선으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역시 너무나도 질투심이 생긴다. 물론 난 이 책의 저자 양나연씨처럼 잠시 한국에서의 삶을 접어둔 채 훌쩍 파리로 떠날만큼 용기가 있지도, 커다란 박물관을 순례하며 재미있게 이야기해줄 말솜씨도 없을 뿐더러 가이드라는 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분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로서 파리를 접한 양나연씨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부러웠다. 양나연씨가 거의 프랑스인수준으로 유창한 프랑스어를 하며, 몇살이나 어린 가이드를 보며 부러워한것처럼 조금 위험한 일을 겪었고, 그 일이 계기가 되긴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일을 잠시 정리해둔채 무작정, 아니 자신이 하고픈 일을 향해 힘껏 한발을 내딘 양나연씨의 모습이 부러우며, 내가 염원하는 그곳 유럽, 그 중에서도 너무나도 많은 기억이 남아있는 파리에서 가이드모습을 하는 양나연씨의 모습이 부러울 뿐이었다. 

나의 배낭여행은 시간에 쫓기는 그런 여행이다 보니 아무런 설명도 듣지않은 채 그 큰 루브르를 돌아다니며 모나리자, 승리의 여신상 등 몇몇 유명한 작품을 찍어서 관람할 뿐 그 곳의 작품을 1/4도 보지 못한 채 루브르에서의 관람을 마쳐야해서 얼마나 슬펐었는데, 오르세 미술관의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들을 백지상태에서 보게 되어 몇몇 작품 외엔 별다른 감동도 느끼지 못한채 스쳐지나보내야했는지, 올림푸스 선전을 몽마르트언덕에서 찍던 모습만을 기억할 뿐 몽마르뜨주변 호텔에서 잤으면서도 예전 화가들이 들르던 곳조차 그냥 지나쳤을 뿐이니 너무나도 한심하다.. 만약 내가 여행을 갔었을 때 이런 가이드 여행을 받았더라면.. 그래도 희미하겠지만 지금보다는 좀 더 선명한 기억을 부여잡은채 유럽을 그리워하지 않았을까?  

왜 그당시 바티칸 시국은 가이드여행을 했으면서, 파리여행은 그렇게 하지못했는지..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왜 그런 안타까움과 여행에 대한 동경심만을 갖고 다른 사람을 부러워할 뿐 용기를 내어 한발자국을 내딛지 못하는지.. 결국 또 파리에서의 1년동안 남들을 인솔해 가이드를 하며 몇백번을 같은 곳을 돌고, 몇백번을 같은 말을 반복했을지는 몰라도 여행자가 아닌 그 곳에서 사는 사람으로 겪었을 경험에 부러움과 질투만 느낄 뿐이다.. 다른 여행서처럼 여행지 한곳한곳에서 느낀 자신의 감상이 아닌 인상깊은 작품, 그리고 꼭 가봐야할 장소 몇군데를 제외하곤 자신이 가이드를 하며 겪었던 이야기이기에 다른 여행에세이를 훑어볼 때만큼 큰 질투는 생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부러움만을 남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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