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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
윤준호 외 지음 / 지성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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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를 보니 이젠 지하철에도 자전거를 가지고 탈 수 있다고 한다.. 노약자석이 있던 공간에 좌석을 없애고 자전거를 세울 수 있도록 하며, 지하철역에 경사로를 설치해 쉽게 자전거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며,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자전거보관소도 만들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지하철역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를 갈 때에도 자전거와 지하철을 모두 이용할 수 있으니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참 편해지겠다 생각하면서도, 출퇴근시간에 자전거와 승객의 혼잡을 어떻게 해소하나 생각했던 것은 그냥 자전거를 출퇴근시간에는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보니, 출퇴근때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별로 도움이 되지않는, 그저 주말과 공휴일에 놀러가는 사람들에게나 도움이 되는 별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자전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책 속의 다른 분들처럼 그렇게 매력에 쏙 빠져 자출을 하지도 않고, 자전거의 종류와 이름을 모조리 알고 있지도 않다.. 아마도 내 자전거에 애착이 가지않아서인지 별로 다른 감정이 안생긴다.. 근데 내가 내 자전거에 애착을 갖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불완전한 정보만으로 너무 소수의 자전거 중에 그나마 나은 것을 선택하다보니 그런것 같다.. FILA에서 나온 망고색 자전거..자전거를 살때에는 3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마트"에서 샀다.. 접이식자전거임에도 아무 설명이 없었다.. 그래서 난 자전거를 타며 죽을뻔도 했다.. 고정이 되있지않은 채 자꾸 내려가는 안장(난 내가 너무 무거워서 그런줄 알았다...), 자꾸 휘청거리는 앞바퀴(알고보니 앞과 뒤를 연결해주는 부분을 조여주지도 않아 자전거를 타다 자전거가 접힐뻔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두가지만으로도 정말 힘들어 삼천리 자전거에 갔더니.. 나사가 고정되있지 않다고 얘기해주며 어떻게 탔냐고 하더라.. 그리고 FILA는 비싸긴하지만(물론 고가의 자전거보단 싸지만... 20만원대의 실용자전거에 비해서는 비싼편이다..) 성능이 좋지않다고 했다..  

이것도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며 절실히 느꼈던 사실이다.. 서강대교를 시작으로 양화대교와 가양대교를 지나 자전거도로가 끝나는 곳까지 달려갔다 다시 서강대교까지 돌아와 한강철교까지 한번 달려봤었다.. 난 나름 열심히 달리고, 나름 즐겼는데..아무리 페달을 돌려도 쫓아갈 수 없는 쫄바지를 입은 사람들... 달릴수록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게 영,..거기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시는 분들이 어찌나 빠르던지....난 정말 내가 자전거를 못타서 그런줄 알았다.. 그리고 서서히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을 꺼렸다.. 난 자전거는 다들 비슷한 속력이고, 경기용자전거만 속도가 극대화된 것으로 생각해서 정말 내가 자전거를 못타는 줄 생각했었다... 정말 자전거에 무지했고, 자전거에서 무지한 상태에서 고른 자전거가 부실했고, 자전거를 못탄다는 생각에 난 자전거에 애착을 갖지못하였었다..  

하지만 TV를 보다보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을 보면 나 역시 다른 자전거를 갖고싶다.. 앙드레김이 디자인한 한효주가 타던 귀여운 자전거도 갖고싶고, 조그만 바퀴가 매력적인 미니벨로도 갖고 싶고, 지나가다 다른 사람이 타는 조금 독특한 자전거에 반하는 것을 보면 이 책의 저자 중에 한 분인 임익종씨처럼 그저 자전거의 자태에 더 혹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의 다른 저자들, 자출을 하시는 분이나 자전거메신저로 살아가시는 지음씨, 자전거에 빠져 자전거 콘서트를 하는 델리스파이스의 윤준호씨와 그리고 고정기어자전거에 대해 어려운 말이지만 잘 설명해주신 김하림씨와 떼잔차에 참여하시는 친환경교통수단을 강조하시는 조약골씨의 이야기등은 정말 자전거를 사랑하시는 분들의 이야기같았다..  

어떻게 광화문한복판의 도로 중 한 차선을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것일까? 난 보행자로써 보도를 걸을 때엔 보도를 씽씽 달리는 자전거에 짜증내다가도, 내가 자전거를 탈 때엔 차도가 너무 위험해 보여 보도로밖에 달릴 수가 없으며, 조금만 먼 거리를 갈려고 할때엔 서울의 험난한 지형과 보도가 좁은 곳, 신호가 없는 곳을 어떻게 가나 싶어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할 뿐인데.. 서울의 반경을 이야기하며 생각보다 넓지 않은 서울과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다고 이야기하시며 위험하지만 차와 자전거가 같이 공존해야한다며 차도를 이용하시는 분들의 이야기에 조금은 부끄러웠다.. 난 그저 자전거를 타는 것의 수고스러움때문에 이런저런 핑계를 든 것은 아닐까?  

그래서 베란다에 세워둔 자전거엔 먼지가 쌓이고, 바퀴의 바람이 빠진 것조차 모른채 방치할 뿐이었다.. 굳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지나쳐 씽씽 달려가도 그것과 상관없이 난 내 페이스대로 달리면 되는거고, 자전거의 성능이 아무리 나쁘고 잘 나가지않는다고 해도 인간의 능력을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화시켜주는 고마운 것이라고 인식하고 그저 만족하면 되는 것일텐데.. 이 무더위가 조금 가시면 다시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고 한강으로 나가야겠다..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한강의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려보게!! 아직 광화문과 종로를 잇는 대로에서 자전거를 탈만큼 용기가 나지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자전거에 빠지다 보면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참 우선은 안전을 제일 중시해야겠지만 말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필연적으로 자전거로 인한 사고도 많아지고, 자동차보단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전거사고로 사람이 죽기도 하니... 여전히 헬멧을 쓴 사람보단 안전장비 없이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이 많고, 나 역시 그런 안전장비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안전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자전거를 즐길 방법에 대해 고민 좀 진뜩 해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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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자이너가 자전거의 매력에 흠뻑 빠진 까닭은?
    from LG전자 블로그 The BLOG 2009-09-24 11:29 
    안녕하세요? 더 블로거 필진 빠키입니다. 오랫만에 인사드리죠? 저는 올해로 입사 5년 차 되는 디자이너이고 라는 글에서 소개드린 대로 VJ로도 활약합니다. 최근에는 자전거의 매력에 아주 흠뻑 빠졌는데요. ^^ 그래서, 오늘은 올 여름 미국 출장 길에서 무척이나 덥고 교통도 안 좋은 상황에 동료와 자전거를 타며 구석구석 시장조사를 했던 덕에 자전거를 주제로 '예쁜 자전거'들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