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서아 가비>를 리뷰해주세요.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한비야의 <그건,사랑이었네>는 책을 사기직전에 서평도서로 도착했었다. 책이 출간된 순간부터 살까말까 망설이다 내가 흔히 읽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여서 계속고민하다 늦게 마음을 먹었기에 서평도서가 먼저도착한 반면, 이번 <노서아가비>는 벌써 읽은 책이다!!!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라는 책을 통해 고종황제가 즐겨마시던 것이 커피라는 것을, <조선왕독살사건>에 의해 그 커피에 의해 아편중독으로 독살당할 뻔한 일이 있다는 것을 배웠었다.. 그리고 이 책들을 읽지않았더라도 얼마전 무한도전의 <궁밀리네어>를 통해 조선최초의 커피숍 정관헌의 모습을 보고. 다시 한번 역사에 대해 느끼고있을때 조선최초의 바리스타이야기라고 홍보하는 노서아가비를 보며 읽지않을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다름아닌 고종에게 매일 커피를 올렸다는, 조선최초의 바리스타라는데 어찌 이 책을 거부할 수 있었을까!!그렇기에 난 이 책을 읽은지 벌써 15일이 넘는 시간이 지났고, 이미 산 책이지만 서평책으로 이 책이 도착했을때에 뿌듯하지 않을수 없었다.. 역시 내 선택은 잘못되지않은거였어!!  

역관의 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중국어, 러시아어를 배우며 아버지가 마시는 커피향을 맡으며 자라온 안나.. 자신의 혼수품으로 커피를 넣어주시겠다는 아버지의 말은 왕의 물건을 가로채려하였고, 그러다 죽은 아버지로 인해 온가족이 노비신세가 되는 위기에 처함에 따라 지켜질수 없는 약속이 되고야 말았다.. 노비의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가 주신 화약을 안고 여자의 몸으로 러시아로 가 따냐로서의 삶을 살게되는 안나의 삶은 파란만장할 뿐이었다.  

재주넘는 곰처럼 다른 사람의 사기행각에 도움을 주면서도 많은 돈은 차지하지도 못하고, 자신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해보기도 하지만 워낙 강한 사람이다보니 통하지도 않고, 마지막으로 한 건하자는 말에 혹해 버린 일에 죽음을 당할 뻔하기도 하지만 겨우겨우 자신을 도와주는 이반에 의해 살아나고, 사랑을 하게 되었으며 조선에 들어와서도 그와 더불어 살뿐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을 헤치려는 음모에 대해 의혹을 품게되면서, 그녀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을 믿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와 고종이 만났다..  

러시아에서 생활을 했고, 그 누구보다도 커피와 엮인 것이 많았기에, 그리고 어느 누구보다 커피를 맛있게 탈 수 있다는 자부심과는 상관없다. 그저 이반의 여자였기에, 그리고 러시아어를 할 줄알기에 러시아외교관의 목적에 의해 들어갔을 뿐이었지만 그녀의 커피는 고종을 만족시켰으며, 그렇게 고종과 인연을 맺고, 자신의 나라임에도 자신의 집에서 살지 못한 채 내땅에 남이 지은 집에서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있는 고종을 위로해줄 뿐이었으며 결국 고종의 독살음모를 저지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숨가쁘게 달리는 듯한 책자체의 호흡이나 고종과 커피, 그리고 여자사기꾼에 대한 이야기자체는 끊임없이 책장을 넘기게하고, 뒷내용을 궁금하게 하였다.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과 이반의 정체, 그리고 우리도 익히 들어아는 이완용과 실제 고종독살음모의 주모자인 김홍륙에 대한 이야기와 허구가 어우러져 숨가쁘게 달려온 이야기는 그만큼 매력이 있었으며, 따냐가 커피를 만들때마다, 고종이 커피를 마실때마다 불현듯 커피를 마시고싶다는 생각이 들게하였다..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없진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기꾼 이반의 모습이 제대로 표현되지않은것 같다는 점이다. 왕의 물건도 빼돌리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불리할 것만 같으면 재빠르게 도망치는 이반의 모습이 조금 더 생생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속의 이반은 분명 따냐와 더불어 그 누구보다도 입체적인 인간일텐데 약간은 평면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인지 조금은 아쉽다(이반이 고종독살사건의 음모자인 김홍륙이란 역관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한번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를 읽었는데.. 너무 짧게 언급되고 지나갈뿐이다..너무예전에 읽었던 책이라 아무래도 내 머릿속에서 미화가 많이된 듯 싶다...). 

그리고, 허구라는 것은 알지만 따냐가 그 음모를 막았다는 이야기와는 조금은 다르기에 고종이 커피속에 든 아편을 삼키지않은 것은 워낙 커피를 즐겨마시던 사람이라 그날 마신 커피의 이상한 맛을 느끼곤 뱉어버린 것이라고 알고있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선 조금은 어색함을 느꼈다. 물론 조선최초의 바리스타이자 고종의 목숨을 살린 것을 부각시키려는 것이었을테지만 말이다.. 

이 작품을 읽고나니 김탁환이라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이야기의 빠른 진행과 독특한 소재로 완전히 매료되어버렸다.. 요즘은 길을 가다가도 쉽게 테이크 아웃점에 들려 커피를 마시고, 한끼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기도 하며, 할아버지 할머니도 커피믹스의 맛에 반해 하루에도 몇잔씩 커피를 드시기도 할만큼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커피, 그것도 우리에게 익숙하지않은 러시아커피의 향이 느껴지는 듯한 이야기처럼 다른 이야기에는 어떤 향이 날지, 또 어떤 역사가 숨겨져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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