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시골의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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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책이 너무 꼬질꼬질해져버렸다. 책이 훼손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해서 어지간하면 책을 들고다니지 않는다.. 책을 들고다니면 책 모퉁이와 겉장이 구겨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하지만 이 책은 들고다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난해한 내용에 집에서 보려고 시도를 할 때마다 다른 책에 눈길이 가 이 책은 한쪽으로 치우게 되버리니 어디 갈때 들고다니며 읽지않곤 절대로 읽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들고다닌 결과..비오는 날 가방을 적신 비에 책 모퉁이가 젖어서 변색되고, 겉장엔 잔뜩 상처가 생기고.. 아무튼 내가 원하는 책의 상태가 아니다.. 그래도 들고다니면서라도 이 책을 읽게 되었으니 그것에 만족할 뿐이다.. 

하지만 읽었다고 해도 완전히 내용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자고 일어나니 벌레가 되어있고, 점점 가족들 사이에서 소외되어가며 두려움을 주는 존재로 전락하였다 결국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그레고리의 이야기인 변신이나 친구와 편지를 쓰는 것에 대해 아버지와 이야기하다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자살을 하는 판결, 눈오는 날 아무도 빌려주지않는 말을 겨우 빌리고, 그 말을 빌려준 마부에게 자신의 하녀가 위협받음에도 부랴부랴 온 환자와의 이야기를 다룬 시골의사는 그나마 줄거리라도 파악할 수 있는 길이의 글이었다. 카프카가 아버지에 억압된 채 살았던 심정이 그대로 반영되어있다고는 하나 카프카의 인생에 대해 자세히 몰라서 그런지 이야기에 내포된 작가의 심정을 그대로 이해하기란 너무나도 힘겨웠고, 그저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의 줄거리 이해에만 급급할 뿐이었다.. 

더욱이 2부의 짧은 글들 중엔 내용조차 이해하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이야기들 덕택에 카프카의 글은 너무나도 어렵다는 인식만 확고해져버렸다.. 평론가처럼 작품의 해설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가 하고 싶어하는 말은 적어도 이해해야할텐데 이 책은 정말로 난해하고 어려울 뿐이다.. 카프카의 변신을 좋아하신다는 분들이 정말 존경스러워보일정도로...  

아무래도 이 책은 책장속에서 또다시 오랫동안 잠을 잘것같다.. 이야기 하나하나 음미하며 천천히 내용을 파악해봐야함에도 다시 읽는 다는 것에 겁이나서인지 한동안은 볼 것 같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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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프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from 프리즘(freeism.net) 2010-04-12 15:28 
    <변신>, 옛날에 한번 읽어봤던 기억이 난다. 자고 일어나니 바퀴벌레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렸던 주인공의 이야기로 기억되는데 읽기는 수월했지만 이해는 어려웠던, 꿈틀거리던 벌레의 기괴함만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읽었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를 통해 고전에 대한 철학적 주석을 듣게 되었다. 여기서 설명한 철학적 의미를 100%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여러 고전이 갖고 있는 철학사적 의미라든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