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돌보며>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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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돌보며 - 딸의 기나긴 작별 인사
버지니아 스템 오언스 지음, 유자화 옮김 / 부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녹내장으로 자신의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파킨슨병으로 고통을 받는 어머니를 돌보는 저자의 이야기에 대단함을 느낀다. 돈때문에 부모를 죽이기도 하고, 치매로 자신의 몸을 돌보지못해 짐처럼 여겨지는 부모를 시설에 버리는 사람도 많은 세상에서 7년이란 세월동안 어머니의 망상에도, 이해하기 힘든 의사들의 어려운 설명과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자신의 어려운 상황에도, 자신의 힘으로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짐에도 파킨슨병이 발병하고 돌아가시기 전의 7년을 어머니의 곁을 지키며 어머니를 돌본 이야기는 존경스러울 뿐이었다.
하지만 파킨슨병이 발병했다는 사실을 알고 파킨슨병에 대한 책을 모두 사서 읽지만, 결국엔 그 병에 의해 힘겨워지는 이야기에 저자의 어머니가 그 책을 모두 치워버린 것처럼 이 책 역시 어머니를 돌보는 저자의 대단함과 더불어 결국 파킨슨병의 힘겨운 결말이 더욱 눈에 띄기에, 그리고 무관심한 듯 보이는 의사들의 모습에 답답할 뿐이었다.
망상으로 인해 끊임없이 고통을 받고, 의사를 만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들임에도 단 5분만의 시간을 할애하는 의사와 공황장애약의 스티커만 제거하고 처방하고, 별다른 치료를 시도하지않는 의사들의 모습에 의사마저 환자의 병에 이리 무심하면 아픈 사람은 과연 누구를 믿어야되는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물론 저자는 미국에서 살고, 난 한국에서 사니 사정은 다를 것이라고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지만.. 어딜가나 사정은 비슷한 것 같다.. 우리 엄마도 수술날짜를 받아놓고 기다리는 상황인지라 수술이 적당하지, 경과는 어떤지를 살피기 위해 예약날짜를 잡아가며 병원을 다니지만 진료실에 머무는 시간은 10분을 넘지않는다.. 수많은 환자가 몰리기에 당일예약이 안되 며칠, 몇주를 기다리며 만난 의사에겐 그저 수많은 환자 중의 한명일 뿐이니 환자의 가족으로써 그런 모습이 답답할 뿐이었다. 그렇기에 저자가 어머니를 모시고 수많은 병원을 다니고, 자신의 녹내장으로 병원을 다니면서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오기에 더욱 답답할 뿐이었다.
거기다 열악한 근로조건에 의해 친절하기만 한 간병인들이 얼마후면 사라지고, 복잡한 메디케어시스템, 인간의 몸은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있음에도 전문의들이 자신의 전문분야외엔 무관심하기에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토로하는 부분을 보며 정말인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물론 7년간 어머니를 돌본 저자의 모습은 대단하지만 그런 부분보단 어두운 현실만이 보이기에 책을 끝까지 읽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아프면, 우리 부모님이 아프시면 결국 이런 길을 밟아야만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니 오히려 기운을 북돋아 주고, 가족간의 사랑을 느끼게 하기보단 한숨과 걱정만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