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각해 보면 나는 편집자의 일을 경험해 보지 않은 상에서 편집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서점원이 어떤일을 하는지 경험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서점원으로 전직을 선택했다. 처음부터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없었 다. 그렇게 생각하면 전에 없던 방식의 서점을 운영하는 일 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공이 보장된 완벽한 선택은 없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거나 실패를 하지 않고 사는 방법도없다. 그렇다면 미리 걱정하고 몸을 사리기보다 내가 가장하고 싶은 일을 하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을 하자. 그렇게 나는 내가 만든 가능성을 믿고 나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편안히 앉아있는 것조차 한 시간이 되면 고통스러운데 세상에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이란 없겠구나, 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동안 내가 해 온 모든 일들은 그저 한자세가 고통스러우면 다른 자세로 도망치는 일이었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고통이 찾아왔다. 이젠 정말자리를 바꾸지 않은 채 현재의 고통을 직면하고 관찰하는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메르시를 나오며 다짐했다. 앞으로 어떤 문방구를 가도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문구에 집중하자. 소중한 나의 두 달을 나만의 시선과 선호로채워나가야지.
전업주부가 되고 개과천선이 됐다면 좋았겠지만, 천성이 예민하고 까칠한 나는 여전히 사람 많은 곳에서 자주 불편함을 느낀다. 며칠 전만 해도 지하철에서 한 아기가 애정하는 원피스 치맛자락을 움켜쥐어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는 그닥 화가나지 않았고, 종국에는 그 아이와 빠빠이‘를 하며 작별하기까지 했다. 별 스트레스 없이 충분히 쉬자 분노의 역치가 한껏 올라갔다. 불행하면 사나워진다‘는 말을 온몸으로 이해한 순간이었다.
예를 들어 ‘난 지금 잘하고 있어!‘라고 중얼거려보자.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지금 당장 해보자. 창피하면 머릿속으로 중얼거려도 상관없다. 지쳤을 때도 난잘하고 있어!‘라고 머릿속으로 되뇌어보면 사실 나도꽤 괜찮은데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난 잘하고 있어!‘라고 말투를 바꾸면, 두려움 없이 모두와 대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인정받았다는 느낌에즐거워진다. 말투를 바꾸어 나를 좋아하게 되면 이런저런 좋은 생각이 나서 앞서 손대지 못했던 일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아마도 ‘난 잘하고 있어!‘라는 말이일어나자마자 저절로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