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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읽는 시간 -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평점 :
나와 타자의 편안한 심리적 거리는 어디까지일까? 문요한 정신과의는 경계라는 우리말을 놔두고 영어 그대로 차용하여 사람 사이의 건강한 거리를 명명하는 바운더리 개념(심리학적 살갗)에 따라서 우리네 관계에 경보음을 울릴 수 있는 유형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내가 어느 한 유형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맺고 있는 여러 관계 속에서 이 네 유형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내 부모와의 사이에서는 순응형일 수 있고, 나와 아랫 사람들과는 지배형을 보일 수도 있다. 내가 맺고 있는 사회적 여러 관계 속에서 나는 지킬도 하이드도, 또 다른 그 누가 될 수도 있다. 이 널뛰기하는 각종 유형을 정리해서 건강한 바운더리를 설정하게끔 돕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책 초반에 덜 건강한 바운더리가 먼저 나와서..역시 사람은 변하기 힘든가 생각이 들 정도로 체념이 들었다. 더불어 작가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궁금하기도 하며 내 제안을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는 뜸 들이기도 있어서 재밌는 독서가 되었다.
역시나 나에 집중하기! 나의 역사와 내 가족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잘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운더리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며 자신의 오티움(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인 여가라는 뜻의 라틴어)을 찾는 시간을 필수적으로 동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한 관계의 조건으로 제시된 관계조절력, 상호존중감,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 갈등회복력, 솔직한 자기표현이란 다섯 가지 덕목중 눈길을 잡은 것은 갈등회복력이다. 이 회복력..어디서 많이 들은?! ^^ 성공하는 이들이 가진 중요 덕목중 하나인 회복탄력성을 연상시킨다. 누구나 갈등은 될 수 있는 한 피하고 싶다. 하지만 갈등이 일어났다면 이후 어떻게 그 상황을 읽고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이 필요하다. 책 곳곳에 좋은 지침들이 많지만 갈등회복력에 대한 부분이 큰 공감을 일으킨다.

어른을 위한 심리학 책이기도 양육과 교육에 있는 분들도 꼭 일독을 권한다. 건강하지 못한 바운더리의 출발은 이미 우리 DNA가 취약하게 설정된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유아기 애착과 밀접하게 닿아있기 때문이다. 저자 또한 애착에 대한 부분을 지면상 다 쓸 수 없는 점을 밝혔듯이 나중에 육아 관련 심리서로도 만나길 독자로 기대해 본다. 사족으로 책 편집상 (좋을 수도 있으나) 불편한 점은 보라색 물결 밑줄이 자상하게 중요한 부분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서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읽기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