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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에 관한 거의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 - 세계현대작가선 7
장 도르메송 / 문학세계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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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도르메송


 ps. 술 넘어가듯이 읽히긴 읽히더라. 헌데 이것을 진정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가? 아니면 어떤 다른 범주인가?

 ps2. 읽었느니 그냥 감상이나 쓰자. 하지만, 정리 할 수가 없다. 그냥 잡탕이다.

 ps3. 그냥 하고 싶은 말. 칼비노는 언제나 위대하다.

 ps4. 그의 다른 서적인 카지미르는 월요일에도 학교에 가지 않았다, 역시 주문했다. 음, 이것은 대체 어떤 내용일까나.



 <주의 : 의식과 분리된 자동서기 뒤죽박죽 감상 글.>





 우리가 우리의 시대에 대해서 말하자면,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의식화된 생활일 것이다. 모든 것은 삶과 죽음. 그것으로 분류가 되지 않은 것은 무의 존재로 보아도 무방할까? 아니면 돌과 같이 산과 같이, 행성과 같이, 은하와 선단과 혹성을 만들었던 빅뱅을 삶이란 이름을 붙이고 먼 훗날 숫자로 기록할 수 없는 그 끝을 죽음으로 만들어야 할 것인가? 현재 진행형인 빅뱅의 삶은 지금쯤 어디쯤 왔을까? 은하와 은하와 은하가 분자처럼 서로를 자극해 살아가고 우주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살아 있는 신체라고 할 수 있는 빅뱅을 이루고 그가 행동해야 할 모든 것들이 대우주와 소우주와 은하와 행성 그리고 태양계아래의 지구 아래의 하늘 아래의 지상위에 떠있는 미토콘드리아 같은 인간들에게 어떠한 가치가 있는가? 신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인간은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것인가? 산소와 흙과 우주에 떠있는 검은 질량과 팽창되어 버린 것들이, 그딴 것 개뿔도 신경 쓰지 않은 인명들과 나도 모르는 인물과 추잡한 것들과 문제와 행복과 사랑과 존재와 위장된 세계와 운명과 빛과 전파로 되어져 있는 진동과 그것을 꿰뚫는 일각고래의 뿔의 신경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우스꽝스러운 가치에 대해 시간상 짧게 아는 만큼만 소설이란 이름으로 둘러대고 있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침묵 속에는 답이 없다. 그래서 글을 쓰고 말을 한다. 열어서 텍스트를 뿜어내기 위하여 도르메숑은 우주의 분열을 거쳐서 수소의 세기를 지나 불꽃과 열과 응의 단계를 거쳐 먼 변방의 지구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들에 대하여, 처음부터 절정까지 그리고 빅뱅의 삶에 대하여 처음부터 우리 집 앞까지 얘기하고 있다. 만물에 대하여, 그가 모르는 것은 곱표를 표시한 나머지의 그토록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이다.

 하여간 소설은 대충 이런 필(feel)을 가지고 있었다.  헌데, 대체 난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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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8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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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와 상징으로 이루어진 도시, 보이지 않는 도시들.



 눈물 나게 고맙다는 말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나에게 있어 그토록 기다려오던 작품 중에 하나였다. 절판이 되어서 대기의 옅은 습기처럼 허공에 떠돌던, 혹은 상상만 하던 이야기를 직접 읽게 되다니……. 하지만, 동시에 골치 아프다. 이것의 감상을 쓰려고 하니 조금은 짜증나지 않을 수가 없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과 다른 문학들과 비교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마르코 폴로가 쿠빌라이 칸에게 자신이 여행한 도시의 형태를 설명하는 얘기라고 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책 속에 한 부분을 떼어서 상대에게 보여준다고 해도, 그것은 하나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이것의 전체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읽어 보는 것이 가장 옳은 일이다. 하지만 그 전체를 꼭 알 필요는 없다.

 각 도시는 뚜렷한 원색으로 칠해진 독단적인 형태로 이루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범주 안에 머물거나 그 범주 이상을 관통한다. 그야말로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도시다.


 마르코 폴로가 묘사하는 환상의 도시는 유동적인 형태의 상징이며, 그 상징은 존재하는 것과 존재치 않는 것, 숨겨진 것과 숨겨지지 않는 것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시간과 공간과는 상관없는 초월적인 형태의 도시를 존재케 하는 것은 선과, 악과, 죽음과, 삶과, 기억과, 욕망, 추억 그리고 물질적인 형태의 상징들이며, 각각 하나의 도시는 하나의 상징이 녹아서 부분을 이루고, 그 퍼즐의 조각이 전체의 거대한 그림을 이루고 있으며, 퍼즐을 모두 맞춘 후 보여 지는 거대한 그림에는 수많은 형태의 문과 탈출구가 그려져 있어, 읽는 독자에게 각기 다른 형태의 결론에 도달하게 해 준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생각지 않아도, 그리고 고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아니 모두 읽든지 아니면 하나의 각기 다른 부분들을 읽어 자신만의 결론에 도달해도 상관이 없다. 이것은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있는 소설이지만, 각기 다른 도시가 유기적인 형태의 아메바이며 결과와도 같다. 굳이 수많은 문들을 모두 들쑤시며 얼어보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다.


 전체 9부로 이루어진 것들을 되도록이면 하루에 한 부씩 읽어 나가며 생각했다. 칼비노가 원했던 것은 한 번에 전부를 집어 삼키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한쪽씩 야금야금 씹어 넘기길 원했던 것이라 판단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라도 나에게 있어 너무도 반가운 소설이기에 혹시라도 문장을 바닥에 흘릴까봐 아까워하며 읽었다. 보이지 않는 도시는 그런 소설이다.

 도시의 형태가 의미하는 상징에 대해서, 그리고 그 의미와 각기 다른 도시와의 조합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과 그 것을 넘어서는 것을 생각하던지, 아니면 불필요한 부분과 그 부분의 이음새를 삭제하던지 그것은 독자의 마음이다. 나 역시 각기 다른 목소리로 떠들고 있는 도시의 집합들을 모조리 이해할 생각은 애초에 가지지 않았다. 책에서도 얘기 했듯이 상징들을 모두 이해했을 때는 상징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징의 단 한부분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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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 - 양장본
미야자와 겐지 지음, 이선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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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을 영혼의 고독한 열차.



 


 은하철도의 밤, 켄지, 토시, 조반니, 캄파넬라.




 어쩌면 그것은 내 취향의 극단적인 모순 중 하나일 것이다.

 더럽고 추한 이성에 혹은 비판과 고통과 공포와 지식의 탐독을 위해 읽는 것들과 반대되는 순수함의 집착이라고 해야 하나? 아마 그런 의식화된 감정이 바로 프랭크 바움이나 미야자와 켄지라는 작가들의 글을 읽어야 한다는 탈출구를 낳았다고, 나는 판단했다. 어쨌거나 섬나라의 인명이다 보니 일본에 대해 배타적인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렇기에 은하철도999란 에니메이션에는 익숙하지만 원작 소설인 은하철도의 밤에 대한 것이라면 무척이나 생소할 것이다.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은하 철도의 밤은 어떤 인격적 순수함이 극에 달하는 미야자와 켄지라는 인간에 의해 제조된 하나의 행위예술의 결과물이며, 동시에 여동생 토시에 대한 애정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럴 것이 그의 인생에 대한 전기를 풀이하면 더욱더 두드러진다.


 조병렬 문학박사의 켄지에 대한 작품해설을 참고 하자면 일본 근대문학의 한 축인 미야자와 켄지는 리얼리즘에 뿌리를 두고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상을 펼쳤는데, 그가 살았던 다이쇼 시대에는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작품을 용납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죽을 때까지도 인정받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그는 고향인 이와테 현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했을 뿐, 주류 문단과는 전혀 교류를 하지 않아 죽고 난후에도 이색적인 작가로 취급받았다. 켄지는 동화 작가이기 전에 시인이었고, 처음 자비로 출판한 작품역시 봄과 아수라라는 시집이었다. 약 1000부가 출판된 봄과 수라의 시의 형태를 보자면 과학과 청년교육, 농업, 자연과 이와테 현의 풍물, 누이의 사랑 그리고 우주와 은하에 대한 내용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 외에 주문이 많은 요리점(아래에 짧게 요약설명을 하겠다.)이 자비로 출판되었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두 명의 사냥꾼이 숲에 서양식 요리점인 들고양이 가게에 들어서면서 시작한다. 요리점을 들어서자마자 '당 요리점은 주문이 많으니 양해를 바랍니다.'라는 푯말이 붙어져 있다. 이에 개의치 않고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냥꾼에게 어떤 요구를 하는데, 그 요구란 신발을 벗거나, 총을 놔두거나, 옷을 벗고 온몸에 우유크림을 바르는 것, 식초향수를 뿌리라는 주문이었다. 사냥꾼들은 어딘지 이상한 식당의 주문에 의아함을 느끼지만 마지막에 온몸에 소금을 발라라는 식당의 주문까지 그대로 따라한다. 하지만, 문 너머에서 들리는 속삭이는 소리에, 지금껏 식당의 요구가 사냥꾼 자신들을 잡아먹으려는 주문임을 눈치 채고 사냥꾼 두 명은 겁을 집어먹고 쏜살같이 도망친다.


 은하철도의 밤은 그의 나이 서른 살에 완성된 이후, 죽기 전까지 수정과 수정을 거듭했던, 유작이자 미완성품 하나이다. 중간에 빠진 문자도 있고, 원고지 한 장이 누락되어 있기도 하다.

 짧게 줄거리를 얘기하자면, 병든 어머니와 함께 사는 소극적인 아이인 조반니는 가난한 집안에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 조반니에게 버팀목이 된 것은 부자 집 아들인 캄파넬라가 유일하다.

 원양어선을 타고 고기를 잡으러 간 아버지를 기다리며 또 제본소에서 일을 하며 살던 어느 날, 켄타우로스 축제의 밤에 참석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약과 우유를 타러가던 길에 놀림을

 당한 조반니는, 캄파넬라와 멀리 떠나고 싶은 생각을 하며 어두운 언덕으로 달려가다 은하를 여행하는 열차를 만나 우연히 탑승하게 된다. 열차는 친구 캄파넬라도 함께 탑승하는데, 두 사람이 탄 은하를 여행하는 열차는 북십자성과 플라이오세해안을 지나 여러 사람을 만나며 여행을 한다. 열차가 켄타우르스에 위치한 남 십자(서던 크로스라는 어감) 정거장을 지났을 때 조반니는 친구인 캄파넬라가 곁에 없는 것을 확인한다. 조반니는 극심한 슬픔을 느끼며 캄파넬라를 외치다가 꿈에서 깨어난다. 그제야 조반니는 그것이 꿈인 것을 알아챈다. 마을로 내려온 조반니는 마을 아래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조반니의 유일한 친구인 캄파넬라가 강에 떨어져 죽은 소식을 듣지만, 조반니는 캄파넬라가 죽은 것이 아닌 은하 속에 아직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확신을 한다. 자신도 캄파넬라가 떠난 그 은하로 가고 싶은 마음을 한편에 숨겨놓고, 죽은 캄파넬라의 아버지가 조반니의 아버지가 곧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다시 강변 들판으로 달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은하철도의 밤 초기형에는 아버지가 바다에서 밀렵일 을 하다가 감옥에 들어가 있다고 놀림감을 당한다.

 *91년에 동쪽나라에서 출판되었던 서적에서는 초기형과 후기형이 조금 뒤섞여 나오기도 했는데, 때에 따라서 9장에 볼카니로 박사가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기도 하다. 최근 바다 출판사에 것은 확실히 위와 같은 최종 원고형 이었다.


 은하철도의 밤에 대한 작가 내면의 세계의 가장 큰 축은 바로 여동생토시가 아닐까 한다.1896년 일본 이와테현 하나마키에서 불교를 믿는 독실한 가정에서 태어난 미야자와 켄지와 2살 때 태어난 여동생 토시는, 그녀의 나이 24세의(켄지 26세) 젊은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그의 종교의 후원자와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왔다. 살아 있을 당시 문학에 대한 폐쇄성으로 인해 그의 문학과 시들은 주변사람과 그가 살고 있는 지역 외에는 출판되지 않았고, 그를 인정해주는 이 역시 동생이 유일하다 싶을 정도였다. 그런 감정의 표현들은 보살상이라고 이름 지은 동생의 자화상이나 은하철도의 밤의 조반니의 친구이자 조반니를 살리고 자신을 희생하는 캄파넬라를 토시로 투영해서 쓴 캐릭터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은하 철도의 마지막에 보면 조반니가 캄파넬라가 있는 은하로 자신도 함께 갔으면 했는데, 그것은 작가인 켄지가 동생인 토시코가 떠난 죽음마저 함께 하길 원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단 위의 것은 일반적인 견해로, 다른 견해는 종교적 문제로 갈라졌던 친구 호사카 카나이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다.


 여동생인 토시가 죽은 후 켄지는 사할린으로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목적은 토시를 잊기 위한일이 아닌 그녀를 다시 찾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어찌 됐든 그가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 남겨진 작품들은 여동생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시들과 많은 만가가 있다. 동시에 은하철도의 밤은 죽음이란 부정할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이에 대한 자신만의그리움과 삶과 죽음, 그리고 그 뒤에 있을 구원이란 형태의 자신만의 풀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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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근 2008-01-19 0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린시절에 대한 향수라고나 할까 '*** 은하철도 999 *** '로 마감되는 노랫말! 책을 좋아한다 하면서도 '은하철도의 밤'을 알기엔 너무도 긴 시간들 이었다.그를 안다 하기엔 아직 미흡한 면이 많지만 이것을 계기로 그(?)에게로 한발 더 가까이 가는 계기가 되길 넘 바란다 *** .
 
야수의 잠
엥키 빌랄 지음, 이재형 옮김 / 현실문화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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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키 빌랄의 새로운 3부작 중 1부 야수의 잠 



나는 일본 만화를 좋아한다.(엄청 모았기도 하고) 게다가 유럽의 만화는 본 일도 없고, 내가 가지고 있던 서양의 만화래 봤자 예전에 한국에서 출판된 해비메탈 잡지. 그리고 폴 카라식과 데이비드 미추켈리의 유리의 도시와 프랭크 밀러의 씬 시티 이게 다이다. 그러던 와중에 접하게 된 니코폴은 정말 엄청난 위력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생각이 납니다. 태어난 지 열 여드레째, 병원 천장에 뻥 뚫린 구멍을 통해 밀려들어오는 미지근한 여름 공기와 굵직한 검은 파리들이 생각납니다. 나는 돌풍과 폭풍을, 박격포 포격과 T34 포격을 분간할 수 있습니다. 태어난 지 열 여드레째, 나는 내가 고아이며, 사람들이 나를 나이키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같은 침대 위, 내 왼쪽에서는 하루 늦게 태어난 아미르가 자고 있고, 오른쪽에는 겨우 열흘밖에 안 되는 막내 레일라가 울어대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고아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고아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요. 나는 맏이로서, 그들을 언제까지라도 지켜줄 것을, 날아가 버린 천장 저 위에 빛나는 별에 두고 맹세합니다. 그렇게 맹세합니다. ] - 야수의 잠의 시작. -

 나는 처음의 글귀를 본 직후 직감했다. 이것은 니코폴보다 더욱 굉장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야수의 잠은 엥키 빌랄의 새로운 삼부작의 이야기 중 첫 번째 이다. 나는 언제나 내가 읽은 이야기들의 줄거리를 누군가에게 설명하려 하지만 결국 더욱더 혼란스럽게 되어 버린다. 하지만 정말 짧게 설명하자면, 엄청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나이키(센스한번 죽여준다.) 놀라운 반사 신경을 가진 아미르, 막대한 지성의 소유자인 레일라는 사라에보에서 태어난 직후 전쟁의 포탄 속에 고아가 되어버리고, 또 형제가 되어버린다. 그들은 각각 떨어져 나이키는 자신의 기억력에 의해 엄청난 부를 얻게 되지만 어떤 집단의 후계자로 지목을 받게 되고, 천제 물리학자가 된 레일라 역시 그와 비슷한 위협을 받게 된다. 그리고 모스크바에 살고 있던 아미르는 애인인 사사와 함께 어떤 무력집단에 가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위협하고 있던 것은 세 명의 자칭 카리스마적 지도자들이 이끄는 몽메주의 교단으로 종교와 마피아와 지하 금용의 지원을 받은 광기 어린 집단이다. 그들 셋은 어쩔 수 없이 얽혀 버려 몽메주의 교단에 과 싸우게 된다.
 정말 간단하지만 여기서 덧을 붙이면 한없이 복잡해진다. 

글의 배경은 202X년의 미래지만 현실과 과거의 사라에보 냉전을 그리고 있다. 작가 자신은 사라에보보다 코소보에서 일어난 사건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고 있다. 냉전의 상황들이 말해 주듯이 현대의 전쟁과 살인이 종교와 이념의 갈등이며, 빵조각이 아닌 허구적 결함에 의한 전쟁이 얼마나 한심한지를 말하고 있다. 지금의 이스라엘과 레바논 역시 그렇다. 지금은 휴전중이지만 한때 이스라엘 군이 휴전을 거부했을 때 나는 정말 그들과 그들의 지도자가 악마처럼 보였다. 뭐. 그런 얘기는 넘어 가기로 하고.
 
 니코폴에서 그렇듯이 나는 작가가 그린 눈이 좋다. 그들의 눈은 모두 깊고, 통증을 담아내고 있으며, 눈앞의 사물을 바라보지 않은 채 멀고 먼 지평선 저편을 응시하고 있다. 핏기 없어 보이는 캐릭터들도, 무감각 해 보이는 캐릭터들도 좋다. 가끔씩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 시켜주는 조크도 좋다. 게다가 그가 풀이하는 사랑은 언제나 마음에 든다. 작가는 언제나 사랑에 대해서 얘기한다. 니코폴이 그렇듯. 주인공의 나이키며 아미르가 집착하는 것 역시 사랑이다. 

 야수의 잠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미르가 자신이 사랑하는 애인인 사샤가 몽메주의 교단이 만든 파리에 의해 세뇌를 받게 되고, 탈출한 아미르를 쫓아가 총을 겨누게 된다. 그때 아미르는 말한다.

 “자, 내가 천천히 다가갈 테니 네 파리를 보여줘 사샤. 파리랑 아미르 참치랑 바꾸는 거야. 오케이? 그리고 우리 같이 참치 회를 먹자구.” 

그리고 나이키와 레일라는 아직 오지 않는 아미르를 기다리며 누워서 얘기를 시작한다. 

 “이야기는 꼭 동화처럼 시작되지요. 생각이 납니다. 태어난 지 열 여드레째, 병원 천장에 뻥 뚫린 구멍을 통해 밀려들어오는 미지근한 여름 공기와 굵직한 검은 파리들이 생각납니다. 나는 돌풍과 폭풍을, 박격포 포격과 T34 포격을 분간할 수 있습니다. 태어난 지 열 여드레째, 나는 내가 고아이며, 사람들이 나를 나이키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같은 침대 위, 내 왼쪽에서는 하루 늦게 태어난 아미르가 자고 있고, 오른쪽에는 겨우 열흘밖에 안 되는 막내 레일라가 울어대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고아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고아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요. ‘나는 맏이로서, 그들을 언제까지라도 지켜줄 것을, 날아가 버린 천장 저 위에 빛나는 별에 두고 맹세합니다.’ 그렇게 맹세합니다.” -야수의 잠의 끝-
 
 어쩌면 이 만화의 모든 것은 이 한 페이지로 설명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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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 메피스토(Mephisto) 1
척 팔라닉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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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명 : 척 팔라닉

작품명 : 파이트 클럽, 서바이버, 질식

출판사 : 책세상



파이트 클럽, 서바이버, 질식으로 이어지는 척 팔라닉의 지지리도 불쌍한 구원자들.




<자극적인 언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컬트라는 세상에 -아니 문학계에서- 이제 가장 불쌍한 인간 중 -그의 아버지가 당한 사고에 의해- 하나가 되어버린 척 팔라닉. 그의 이름으로 나온 소설들은 한결같다. 마초히즘, 환자, 오물과 쓰레기들, 실패한 지도자, 사이비 종교 집단, 대리 임신, 노예, 자살 핫라인, 사기꾼, 섹스 중독자, 약물 중독자, 폭력, 구토, 살갗을 벗겨 보고 싶게 만드는 인간. 도착적인 세계에 남겨진 불행하고도, 지지리도 못나고도 혹은 평범한 주인공이 지배하는 밑바닥 세상.


 서바이버, 파이트 클럽, 질식 이 소설들 역시 그의 이름으로 나왔기에, 혹은 그의 생각으로 나왔기에 공통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자신을 세상의 구원자쯤으로 치부하길(치부된) 원하는 주인공의 개뼈다귀 같은 얘기라는 것이다.


 개 뼉다귀 얘기의 시작은 파이트 클럽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영화로도 나왔고, 그만큼 유명하고, 척 팔라닉이란 이름을 내게 각인시킨 것이 파이트 클럽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의 소설이 대중적이라는 말로 치부 될 수도 있지만, 첫 소설이인 인비저블 몬스터 -국내에 출판 될 때도 그의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이 소설만은 19세 구독불가 딱지가 떡하니 붙여 있었다.- 가 나왔을 당시에는 그런 대중적이라는 형태와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았다. 인비저블 몬스터의 평단의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다. 아니 그리, 라는 말 보다는 유별났다는 것이 가장 알맞을 것이다.

 <그리하여 파이트 클럽이 세상에 나왔다.>

 뭔가 이상한가? 하여간 두 번째 소설인 파이트 클럽을 썼다. 뭐 이유라면 단지 보복 때문에, 단지 인비저블 몬스터를 출판업자들이 출판을 안 해 줘서. 그래서 썼다.


 세상에 '불쌍한'이라고 불릴 수 있는 이가 주인공인 파이트 클럽은 누군가가 때려주길, 자신을 상처내고 파괴시키길 원하는 사내들의 병신 -나는 여기서 병신이란 표현에 주저함이 없다.- 같은 얘기다.

 말기 암환자 모임에서 자신을 위로 하는 것이 유일한 낙인 소심하고 불쌍한 우리의 주인공은 비행기 안에서 지방흡입술의 페기물로 비누를 만들고, 영사기를 돌리고, 식당의 웨이터로 일하는 타일러 더든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그와 공항 수화물에서 가방이 바뀌게 되고. 이어 자신을 누군가가 폭발을 한다. 어쨌거나 우연이라고 볼 수 없는 이런 일들을 거쳐, 주인공은 타일러 더든과 동거를 하게 되고, 술을 먹다 서로를 향해 주먹다짐을 한 이후로 말도 못할 자유를 느끼게 된다. 이후 파이트 클럽이란 모임을 경성하게 되는데, 라는 것이 줄거리다. 파이트 클럽은 워낙에 많이 알려져 있으니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무척이나 묵시록적 이야기로 풀이되는 이 소제는 결국 폭력으로 구원될 수밖에 없는 세상의 반쪽들이 테러를 일으키려 한다는 결말로 이어진다. 어찌 됐거나 변함없는 사이클로 돌아가는 현실의 하나의 탈출구인 파이트 클럽은 이 세상의 모든 반쪽들이 나머지 반쪽들에게, 혹은 자신의 위에서 자신을 짓누르는 반쪽들에게 벗어나기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의 숨겨진 욕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파이트 클럽이 자신의 욕망으로 벗어나길 원하는 주인공을 구원자로 만들어 냈다면, 그의 다음 소설인 '서바이버'는 세상의 메스미디어가 한사람의 얼간이를 -나는 여기서 얼간이란 표현이 주저함이 없다.- 얼마나 구원자로 도금할 수 있는가를 그려내고 있다. 한심하게도, 우리는 메스미디어에 의해 생각과 자유를 억압당하고 결국에는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다. 모든 것이 포장되는 세상에서 낮에는 화장실의 틈새의 이끼나 벗기는 노예나 다름없는 가정부로, 밤에는 자살 핫라인을 운영자로 살아가는 텐더 브랜슨은 집단자살의 영생교 마을의 마지막 생존자이다. 하여간 마지막 생존자(정확히는 형 역시 살아있다.)인 그를 메스미디어는 가만 놔두기를 원치 않는다. 그리하여 포장되고, 싸매어지고, 포장되고 또 포장되어서 구세주가 되어버린 텐더는 역시나 구원자란 이름의 노예일 뿐이었다. 메스미디어가 원하는 모양으로 점점 포장되어진 텐더의 삶은, 우리가 얼마나 메스미디어에 의해 포장되어진 세상의 잘못만을 보고 있는지 '참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눈에 보이고, 듣는 것 역시 믿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메스미디어는 선이자 악이고, 독이자 꿀과 같은 형상으로 오늘도 우리의 주위에 떠돌고 있다.


 포장이란 명칭은 남에게 보이길 원하는 자신의 외면적 모습일 것이다. 마지막 소개할 소설인 '질식'은 자신을 패배자로 포장되길 원하며, 자신을 2000년 전의 구원자라고 생각하는 질식 연출 사기꾼이며, 섹스중독자인 빅터 멘시니를 그려내고 있다. 빅터는 비싼 식당에 찾아가 질식하는 척 연기를 하고, 자신을 살려내는 생명의 은인에게서 매주 받아본 수표로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생명의 은인은 자신의 영웅담을 자신의 주위사람이나 친지들에게 떠들어 다니며 만족해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부업인 1920년대의 역사 공원에서 일하는 돈까지 포함해도 그의 생활은 궁핍하기 그지 업는데, 그 이유는 정신병원에서 요양 중인 그의 어머니에게 들어가는 돈 때문이다. 과거 온갖 비행을 일삼고 결국 미쳐버린 그의 어머니의 주치의인 페이지 박사의 말에 따르면 어머니인 멘시니 여사는 2000전의 구원자의 포피에 의해 임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빅터를 낳았다고 어머니의 일기에 적혀 있는데. 미쳐서 그랬는지, 아니면 진실로 믿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그리하여 주인공 역시 그 사실을 믿어 버린다. 구원자란 꼭 세상의 우월에선 존재만이 아니라는 주인공의 생각에 의해, 질식으로 인해 세상을 구원하려는 주인공은 결국 자신의 집 앞에 돌탑을 쌓는 의미 없는 행위를 돕는 것으로 인해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된다. 자신보다 약자를 도와줌으로써 우월감을 느끼는 모든 평범한 이들은 질식할 것 같은 꽉 막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앞서의 두 개의 소설들보다 뭔가 보편적인 결말을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의 아버지를 해석한 소설로 봐도 무관하다.


 척 팔라닉 그가 그려내고 있는 구원자는 패배자와 구분할 수도 없다. 세상에선 모든 '우리'는 구원자이면서 동시에 상대적인 패배자다. 굉장히 방대한 잡식성 지식으로 글을 쓰는 그의 글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독특하고, 또 재기발랄하며 시니컬하다. 국내에 여섯 권이 출판되었고 나머지 세 개의 소설역시 그렇지만, 이 구원자들의 얘기는 어찌 보면 우리의 삶에 끼어든 단지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꽉 막힌 세상의 탈출구를 찾길 원하는 어떤 이들의 휴식처가 될지 또 누가 알겠는가.


 마지막으로 파이트 클럽의 룰을 적는다.


파이트 클럽의 첫 번째 룰, 절대 파이트 클럽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

파이트 클럽의 첫 번째 룰, 절대 파이트 클럽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

파이트 클럽의 세 번째 규칙, 싸움은 단 둘이서만 한다.

파이트 클럽의 네 번째 규칙, 싸움은 한 번에 한 판만 한다.

파이트 클럽의 다섯 번째 규칙, 셔츠와 신발은 벗는다.

파이트 클럽의 여섯 번째 규칙, 승부가 날 때까지 계속한다.

파이트 클럽으 일곱 번째 룰, 만약 파이트 클럽에 처음 나온 사람은 무조건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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