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희 최광희입니다
최광희 지음 / CRETA(크레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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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어느 영화 평론가의 에세이집이다. 그는 유튜브 방송 매불쇼의 영화 코너에 출연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미치광희"라는 별명까지 생겼다고 한다. 또한 중학교에서 도덕, 사회, 영화 인문학을 가르치는 강사이기도 하다. 작은 형과 함께 봉천동의 반지하 집에서 살고 있는 그가 인생의 여러 지점에서 느낀 생각들을 이 책에 담아냈다.


치매는 누군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는 것 아닐까

 이 책의 인상적인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한다. 저자의 어머니는 치매 진단을 받고 7년간의 요양원 생활 끝에 세상을 떠났다. 치매 사실을 알게 된 건 돈을 끔찍이도 아끼던 그녀가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상당한 돈을 나눠주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저자는 이에 치매가 사람의 심성을 바꾸는 건가 싶다가 이내 생각을 바꾼다. 그것이 어머니의 천성이 아니었을지. 녹록지 못했던 가정 형편, 환경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 뿐 본래는 타인에게 나눠주기를 좋아한 사람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한 것이다. 많은 생각이 드는 지점이었다. 치매 환자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라면 치매가 한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읽으며 사실 치매가 사람을 바꾼 것이 아니라 드러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별명이 왜 "미치광희"인지 알게 된다. 가끔 그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른, 다소 특이한 사고를 한다는 것을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삐뚤어진 세상 속에서 자신이 반듯하게 있기에 남들에게는 오히려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는 그의 말이 떠오른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생각이란 뭐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 아니던가. 누군가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에세이집의 매력이다. 이 책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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