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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뒤의 재벌 - 대한민국 경제의 숨은 설계자들
강병욱 지음 / 영림카디널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부자라고 하면 흔히들 재벌을 떠올린다. 그러나 알려진 재벌이 아닌, 숨어있는 큰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 책은 그 숨은 큰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이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고 돈을 벌었는지 알 수 있다.
명동사채시장
우리가 흔히들 사채라고 하면 드라마에 나오는 악덕 고리대금업자를 생각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거대한 규모의 돈을 단시간에 조달할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 책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이 시장은 피라미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소수의 전주 아래 중간 전주들이 있고 그 아래로 자잘한 이권 사업들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확한 인원이나 규모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현재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시장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기업 어음, 무기명 채권, 비상장 주식 매매를 통해 돈을 벌었고 현재에는 코스닥 시장, 사모펀드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한다. 지하 경제의 이야기를 다루는 책은 흔치 않기에 처음 보는 내용들이 많았다.
푸른 눈의 한국인, 민병갈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이다. 그는 1921년 미국에서 태어나 군 장교로 한국에 왔고 1979년 정식으로 귀화한 인물이다. 군에서 전역한 후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금융 업계에서 종사했고 한국 주식시장에서 중소형 고가주와 보험주 투자를 통해 상당한 돈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큰손으로 유명했던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돈벌이에만 바치지 않았다. 그는 평생 번 돈을 태안 천리포 수목원을 가꾸는데 투자했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수목원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부자들의 성장 스토리가 우리나라 현대사와 맞물려 소개되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또한 민병갈과 같은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돈은 어떻게 쓰일 때 가치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게 된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