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메이트북스 클래식 14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강현규 엮음, 이상희 옮김 / 메이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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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가 쓴 것이다. 그는 첫 번째 저서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담지 못한 글을 모아 <소품과 부록>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 책은 아포리즘(단문)이라는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 <소품과 부록>에서 중요한 내용을 추려낸 편역본이다.

 쇼펜하우어는 철학자들 중 대표적인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인생을 허무하게,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 기존에 우리가 그에게 갖고 있던 인식, 생각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쇼펜하우어를 단순히 염세주의자로만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에는 행복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행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중에서 쇼펜하우어는 불행을 좀 더 강조할 뿐이지 인생에 행복이 없음을 단언하지는 않는다. 그는 불행의 원인을 타인과의 비교,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 등에서 찾는다. 이에 대해 쇼펜하우어는 인생의 행복은 판단의 기준을 외부가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찾을 때,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할 줄 알 때 찾아오는 것이라 말한다. 이것이 과연 염세주의적 시각일까? 그가 염세주의자로 널리 인식된 건 그가 남긴 수많은 문장들 중 불행에 관한 것들이 부각된 탓이 크다. 다만 앞서 말한 불행의 원인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워내기 어려운 부분들이기에 고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인간에게 있어 삶이 행복하기란 쉽지 않다는 생각은 든다.

 이 책에서 아쉬운 지점을 꼽자면 번역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철학가들이 쓴 책들이 대개 그렇듯 책을 읽다 보면 이해하기에 난해한 문장이 많다. 그러던 중 보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문단이 있어 전자책으로 완역본을 빌려 비교해 보았는데 번역의 질적 차이가 느껴졌다. 모든 내용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문장의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독자로 하여금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 아쉽다.

 완역본의 부담스러운 두께를 떠올린다면, 이 책과 같은 편역본이 쇼펜하우어의 생각과 글을 접하는 데 있어 부담을 한층 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들과의 비교, 질투, 무료함, 허망함 등으로 인생의 길목에서 방황하거나 좌절하는 이들이 있다면 깨닫는 바가 더 많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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