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키 비즈니스 - 왜 보험시장은 실패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리란 아이나브.에이미 핑켈스타인.레이 피스먼 지음, 김재서 옮김 / 예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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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을 읽은 것은 보험업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보험사가 있지만 주식 투자자로서 투자에 나서지 않은 것은 보험업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기 때문이었다. 사업의 구조도 제대로 알기 어렵고, 일반적인 기업들과는 다르게 회계 처리도 특수한 부분이 있기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보험 업종은 사업보고서나 기업 분석 리포트 등을 본다고 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었다. 보험 산업은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 어디서 어떻게 이윤을 창출하는지 등이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는 세 명으로, 모두 경제학과 교수이다. 보험료 책정 모델, 건강보험, 행동경제학 등을 연구해왔다고 한다. 책의 내용은 처음 기대했던 바와는 조금 달랐다. 보험업의 구조보다는 보험사가 추구해왔던 전략, 개인정보 정책 등을 도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브로콜리 논쟁'이라는 소제목으로 미국의 건강보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나라와 차이 나는 부분이 많기에 흥미로웠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은 의무가입인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아 오바마 정부 시절 '오바마케어'라는 개혁 법안으로 미국인들의 사보험을 통한 의료보험 가입 의무화를 추진했다. 이 개혁 법안을 연방 대법원에서 다루면서 이른바 '브로콜리 논쟁'이 발생한다. 의료보험이 브로콜리처럼 몸에 좋다고 해서 나라가 국민에게 강제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보수적인 성향의 대법관들 뿐만 아니라 진보적인 대법관들도 반대 의견을 낼만큼 파급력이 상당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에 의료보험이 의무가입화되지 않을 경우 역선택이 발생해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가입을 하나의 선택으로 두면 혜택을 많이 볼,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만 가입하게 되고 이는 곧 보험료 인상을 불러 일으켜 보험의 지속가능성과 건전성이 떨어져 부실해지는 것이다. 자세히 따져보면 우리나라와는 제도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사례를 통해 그들이 국가가 개인의 삶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여러 논쟁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저자들이 이 책을 통해 보험시장의 투명화를 요구하고, 독자들에게는 고객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를 촉구한다고 생각한다. 보험은 예기치 못한 '운명의 장난'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어디까지나 적당한 선에서 가져가야 하는 것이다. 보험회사는 갈수록 정교해지는 계산과 수단을 통해 상품을 만들어냄으로써 밑지는 장사를 하려 하지 않는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이를 알아채고 내가 고객으로서 받아낼 수 있는 것과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보험사에 지불해야 할 것을 합리적으로 따져보고 보험에 가입해야 할 것이다. 무턱대고 보험에 가입하고 쏟아지는 보험료에 불평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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