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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에 빠진 뇌 - 신경학적 불균형이 만들어낸 멈출 수 없는 불안
제프리 슈워츠 지음, 이은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평점 :
가끔씩 자신이 강박증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가. 필자의 경우, 특히 어릴 적에는 루틴이라고 해야 할까. 집을 나가기 전 수도꼭지와 가스 밸브 잠금, 창문 문단속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안심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행동은 자연스레 사라지기는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런 강박적 사고가 들 때가 있었음을 생각하면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 때의 기억을 되돌아보면, 그것은 원치 않음에도 해야 하는 일종의 과제와도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소개를 보는 순간 그 과거가 떠올랐다. 강박적 사고와 강박 장애를 다루고 있는 책이기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책의 저자는 UCLA 의과대학의 정신의학자이다. 강박증 치료를 오랫동안 연구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약물 치료가 아닌 행동 치료법으로 환자로 하여금 스스로 강박으로부터 빠져나오게 한다. 이 치료법은 현재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강박장애가 무엇인지에 대한 소개부터 시작해서 강박 사고와 강박 행동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저자가 연구한 치료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나온다. 재명명, 재귀인, 재초점, 재평가 4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통해 강박 장애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러 가지 치료 케이스도 덧붙여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강박 장애가 약물치료만이 해법이 아니라 행동 치료로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설파한다는 점에서 출간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물론 약물 치료도 쓰일 수 있으며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개념으로 써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돌이켜보면 저자가 말한 치료를 위한 행동을 했기에 자연스레 증상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4번째의 재평가를 당시 이 책을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했던 것 같다.
책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나오는데, 이를 보며 자신도 강박장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다만 서문에서 저자는 환자가 한 말을 빌려 "만약 당신에게 강박장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당신은 강박장애가 아닐 것이다" 라고 말한다. 현재 극심한 통증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저자가 말하는 강박장애까지는 아닌 것이다. 너무 과민 반응하지 말고 자기 자신과 증상을 분리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