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L 이건희 - 이건희의 진짜 목소리로 소개하는 삼성 신경영
권세진 엮음, 현명관 감수 / 조선뉴스프레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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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는 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말이 그대로 실려있다. 그를 보좌했던 현명관 비서실장이 그간의 업무지시, 아이디어 제안 등을 녹음해왔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육성으로 남아있는 기록들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의 경영자였다. 그렇기에 그가 남긴 말, 일화 등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뿐이었다. 이 책은 객관적인 자료인 녹취록을 그대로 실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구어체로 쓰여있기에 읽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업의 개념

 이건희 회장은 업의 개념에 대한 숙지를 강조한다. 임직원들이 회사가 속한 산업에 대해서는 그 본질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와 호텔신라 임원과의 일화로 잘 알려져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금융업에 대한 그의 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반도체 등 제조업은 수출을 하며 국제화를 추구하는데, 금융업은 3차 산업의 고급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수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외국의 금융회사들은 세계 곳곳으로 진출하며 국제화를 추진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점 몇 개 내는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이익은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형태이다. 이러한 회장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른 현재에도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국제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이러니하다. 또 삼성그룹은 인재를 뽑을 때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즉 돈 벌어다 줄 사람이라면 성별, 학벌, 지역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편이다. 특히 현재와는 다른, 남성 중심의 사회였던 시절에도 여성 인재를 중요시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철학과 맞닿아 있음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회사 경영 위주의 내용이기에 인간 이건희에 대한 부분은 알기가 어렵다. 이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사적인 내용에 대한 부분은 책에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영자로서의 이건희 회장이 궁금하다면 그의 육성이 생생하게 담긴 이 책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책 <삼성을 생각한다>,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그의 사생활 논란 등을 본다면 그 또한 공과가 있는 한 인간임을 인지하고 책을 읽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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