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당했을 때 폐족이 된 자신의 자식들에게 쓴 편지를 엮은 책이다. 정약용의 편지를 엮은 책은 이전에도 많이 나왔지만 이 책은 역자의 해설이 덧붙여 있다는 것이 특기할만한 사항이다. 요즘 말로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던 정약용은 살아생전에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사후에 그가 남긴 책들이 남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호를 딴 건물이나 학문, 심지어 도시까지 있을 정도이다. 그런 정약용이 유배를 당하며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 폐족이 되어 고통받는 자식들에게 남긴 편지에는 더욱 깊은 뜻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지를 읽으며 유배 시절 명예와 권력을 빼앗긴 채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사는 정약용의 태도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인간이 살면서 가지는 다양한 욕심이 덧없음을 말하는 부분이 특히 와닿았다. 모두 누려봤기에 할 수 있었던 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정으로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내려놓는 겸허한 태도에서 개인적으로 깊은 감동을 받았다. 더 많은 재물과 명예, 권력을 가지기 위해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갈아 넣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술을 멀리하라는 조언, 꿈을 크게 가지고 자신이 닮고자 하는 사람, 즉 롤 모델을 두어 배우고 실천하라는 조언, 재물을 진정으로 지키는 방법은 많이 있을 때 남들에게 베푸는 것이라는 말 등 자기 계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조선시대 특유의 감성이 글에서 느껴지니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순간뿐인 욕심이 내 눈을 가로막아 진정한 삶의 의미를 잊어버릴 때 다시금 꺼내어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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