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 노회찬이 꿈꾸는 정치와 세상
노회찬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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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이 맘때쯤 세상을 떠난 고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장에서는 그가 생전에 했던 인터뷰, 두 번째 장에는 그를 지켜봐온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 마지막 장에는 그가 생전에 했던 연설문이 담겨있다.

이 책에는 오랫동안 진보 정당에 몸담았던 그의 생각과 철학이 어떤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부분은 그가 진보의 가치를 내세우며 운동과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야기이다. 명문고와 명문대를 나온 그가 권력과 명예를 손쉽게 거머쥘 수 있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가 아닌 고달픈 노동운동에 뛰어들게 된 이유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기득권이 될 수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을 타파하려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는 점은 인간의 본능과 권력의 속성으로 미루어 볼 때 실로 대단한 것이 아닐까.

총선 당시 고등학교 동창에게서 돈을 받고 회계 처리를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그가 결국 자살을 하게 된 이야기가 2장에 잠시 나오기도 한다. 나 또한 그가 분명한 잘못을 했다고 보지만 진보는 더 깨끗해야 한다는 일종의 프레임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면이 있다고 본다. 부패, 비리를 누구보다도 혐오하는 게 보수의 대표적인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진보 진영에서 이런 도덕적 스캔들이 터졌을 때 더 큰 화제가 되고 더 많은 비난과 조롱이 쏟아지는 점이 사뭇 이해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기득권에 가까울수록 부패를 저지르기 쉽고 그럴 수도 있으니 비판을 덜한다는 그릇된 인식이 변화하기를 바라지만 잘못된 프레임이 더 고착화 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정치 성향을 떠나 촌철살인이라는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던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분명히 아쉬운 점이다. 갈수록 정치에 무관심해져가는 국민들에게 있어 그나마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더불어 책에서 나오는 그의 진중한 생각과 철학을 보며 꽤 많은 것에 공감을 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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