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Way 엘지 웨이 - 세계적 기업은 왜 기본을 말하는가
노경목.고재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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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국민들에 있어 대기업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실제로 욕먹을 짓을 많이 하기도 했고 삶 전체를 봤을 때 진정으로 존경할만한 기업인이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경받는 기업인이 있기는 하다. 개인적으로는 유한양행의 故 유일한 박사님 그리고 이 책에서 나오는 故 구본무 회장님을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꼽는다.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와 그들이 LG그룹을 일군 역사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 이 책은 그간 LG그룹의 역사를 다루는 책은 없었다는 점에서 나름의 신선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현직 LG그룹 출입 기자와 출입 기자 출신인 두 명의 저자는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LG그룹의 특징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오너 일가의 경영철학, 사업 스타일, 성공과 실패, 4세 경영의 미래 등이 그 내용이다.
 대대로 이어져 오는 오너 일가의 스타일과 경영 철학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했으니 그다지 새로울 내용이 없었고 LG그룹의 실패 케이스를 분석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스마트폰 사업이다. 초콜릿폰으로 시장을 휩쓸기도 했던 LG전자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 위세를 잃은지 오래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너무 늦게 뛰어 들었다는 비판은 여전하고 그 원인으로 맥킨지 컨설팅을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책에 따르면 맥킨지 보고서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현재처럼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대표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LG전자는 다양한 OS에 맞춘 스마트폰을 준비했다. 맥킨지에서는 M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선택과 집중을 권했으나 LG전자는 그러지 못했다. 저자들은 이때 선택과 집중 여부가 삼성과 LG 스마트폰의 현저한 격차로 이어졌다고 보는 듯했다. 나로서만 해도 맥킨지 보고서와 임원들의 판단 미스로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또 외환위기 당시의 LG반도체 합병 과정과 만약 LG반도체가 그때 합병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도 인상적이었다.
 LG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역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인터넷에서 일일이 검색해야 하는 부분들이 책 속에 잘 정리되어 있다. 전통적인 주력 업종이었던 화학, 전자를 넘어 디스플레이, 통신,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LG 그룹의 성장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구본무 회장에 이어 경영을 맡게 된 구광모 대표는 그간의 화려한 역사를 뒤로하고 인공지능, 로봇, 전장 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를 내세우고 있는 구대표와 정도 경영의 LG가 보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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