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계승자 - 김정은 평전
애나 파이필드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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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하 김정은)을 다루고 있는 평전이다. 저자인 애나 파이필드는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으로서 서방 언론인 중 북한 정보에 대해 가장 정통하다고 한다. 김정은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굉장히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사실 북한에 대해 크게 관심은 없지만 궁금한 점들은 몇 가지 있었다. 3대를 이은 유례없는 권력 세습이 이뤄지기까지 북한 내에서 군부 쿠데타나 주민들의 반발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유학파 출신의 김정은이 개혁 개방에 나설 것인지, 최근 북미, 남북 정상회담 등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있는데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지 등이 궁금했었다. 근데 이러한 궁금증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얼추 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비핵화일 텐테, 이 책의 저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듯했다. 저자는 북한이 비핵화의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서 협상을 진행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핵탄두 몇 개를 반출할 수는 있겠지만 그에 대한 보상으로 엄청난 이득을 취할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생각이 매우 비관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북한과 김정은에게 있어 핵이 가지는 의미가 생각보다 굉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적대 관계에 있었던 미국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사실상 핵밖에 없다는 점에서 서로 간에 아무리 신뢰가 쌓이더라도 쉽게 놓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또한 유례없는 권력 세습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으로서는 그간 중동의 독재자들이 맞이한 최후를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북한 내의 빈부격차, 부패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모든 것을 평등하게 나누는 개념의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의료, 교육 등 국민이라면 필수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교사에게 뇌물을 주지 않으면 교육은커녕 교사의 관심조차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씁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사업을 함에 있어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뇌물, '돈주'의 개념 등을 통해 북한 사회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가까이 있는 나라이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지금까지 북한이 해왔던 행동들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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