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cm로 싸우는 사람 - 최초의 디자인 회사 ‘바른손’ 50년 이야기
박영춘.김정윤 지음 / 몽스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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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브랜드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던 '바른손' 브랜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기자 출신의 저자가 바른손의 창업자 박영춘 회장과 가족, 바른손에 몸담았던 직원들 등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국내 최초의 디자인 회사였다고 할 수 있는 바른손이 어떻게 탄생했고, 성공했고,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동안의 역사를 꽤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청첩장과 각종 문구들로 우리들에게 친숙했던 바른손 브랜드. 책에서는 바른손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창업주 박영춘 회장의 경영 철학을 말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박영춘 회장은 품질에 있어서 완벽주의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의 맘에 들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가 보기에도 좋은 제품이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디자이너들의 시안을 맘에 들 때까지 끝없는 수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지우개 하나에도 열 번 넘는 수정이 이루어졌을 정도이다. 뛰어난 품질에 대한 집념이 결론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볼 수 있다. 여러모로 품질에 대한 집착으로 유명했던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연상되는 부분이었다.

 창업을 희망하는 디자이너들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속 조각공 출신으로서 디자인 회사를 세우기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디자이너가 제대로 된 회사를 차리려면 유능한 기술자를 곁에 두거나 창업자 스스로가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조직문화, 중소기업으로 규모가 커져갈 때 겪을 수 있는 어려움 등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조직이 비대해질수록 명확해지는 경영자의 한계에 대한 부분이 많이 와닿았다.

 보통 창업주와 기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의 경우 다소 편향적으로 느껴지는 내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기자 출신의 저자가 취재를 통해서 정리한 책이라 그런지 기업의 실패도 명확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더 돋보였다. 기업의 쇠퇴와 사업의 실패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다시 재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최근 주목받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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